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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연금과 보험

쪼그라든 투심…국민연금 '장바구니'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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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귀환으로 면세·화장품 비중 확대

부동산 경기 부진 영향…건설株 덜어내

업황 안갯속…미디어·콘텐츠도 비중 축소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강달러 등 글로벌 악재 영향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자 국민연금공단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한 상황에서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이 무엇을 사고 팔았는지를 살펴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5일 국민연금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한 상장사 보유비중 공시를 이데일리가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최근 중국 관련 리오프닝주들을 대거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대표적인 면세주 호텔신라(008770)의 비중은 9.42%에서 12.93%까지 3.52%포인트(p)늘렸다. 현대백화점(069960)도 최근 8.15%에서 10.22%로 2.07포인트 비중을 확대했다.

면세주는 중국이 지난 8월 단체 관광객(유커)의 한국행 여행을 허용한 이후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국경절 등 황금연휴를 맞아 6년 만의 유커들이 대거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실적 상승과 함께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인들의 단체 관광이 이어지면 호텔신라의 실적 개선 폭과 가시성은 대단히 높다”며 “2024년은 물론 2025년 실적까지 미리 당겨서 주가에 선반영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국민연금은 CJ(001040)의 보유 비중을 큰 폭으로 확대했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CJ의 비중을 7.70%에서 11.01%까지 약 3.31%포인트 늘렸다.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CJ의 비상장 자회사인 CJ올리브영의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CJ올리브영은 올해 초 기준 국내 핼스앤뷰티 시장의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주체제를 갖췄다. 이밖에 국민연금은 대표적인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분을 6.02%에서 8.08%로 약 2.06%포인트 늘렸다고 이날 공시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장바구니에서 건설주를 대거 덜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여전히 개선될 여지가 안 보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원가가 높고 주택 마진이 내년까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전날 DL이앤씨(375500)의 지분을 10.82%에서 9.78%로 줄였다고 공시했다. 또한 DL(000210)(12.28%→10.16%)과 GS건설(7.35%→6.33%) 역시 비중을 축소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 경기에 대해 “시중 금리가 상승하려는 기미가 보이고 있고, 예측 범위 외 금리 상승은 부동산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해 신규 착공 물량이 적은데다 3분기 분양이 저조함에 따라 분양 가이던스를 미달성 하는 것이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 주택 수주 또한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국민연금은 미디어·콘텐츠 관련주들의 비중도 일제히 낮췄다. 주요 매출처 중 하나인 광고 시장이 추석 연휴 등으로 회복세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업황이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콘텐트리중앙(036420)의 비중을 6.54%에서 4.52%로 낮췄고, SBS(034120)는 14.74%에서 13.66%로 대폭 축소했다. CJ CGV(079160)도 2.33%에서 1.96%로 비중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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