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두산로보틱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 장면.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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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코스피에 입성(상장) 한 두산로보틱스가 시가총액 3조원을 넘어서며, 새 로봇 대장주로 떠올랐다. 주가는 공모가의 2배 수준으로 올라, 시장이 기대한 ‘따따블(공모가의 400%까지 상승)’ 달성은 실패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는 장 초반 공모가 대비 160% 상승한 6만76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오후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4만6540원(78.65%)대까지 밀렸다가 5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2만 6000원) 대비 97.69%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3조3317억원으로 단숨에 3조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로봇주 '맏형' 역할을 했던 레인보우로틱스 시총(2조7336억원)을 따라잡았다.
‘1호 따따블’을 기대한 시장에선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지난 6월 26일 이후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종목의 가격 상승 폭이 기존 260%에서 400%로 변경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 만큼 ‘따따블(공모가의 4배)’의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공모가의 2배’ 수준까지 오르고 멈췄다.
두산로보틱스 증시 입성에 시장의 기대가 컸던 건 두 가지 이유다. 동종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가 올 들어 다섯배 가까이 뛰는 등 로봇주에 대해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되면서 주목 받았다.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449억원으로레인보우로보틱스(지난해 기준 136억원)의 3배 이상에 달한다. 그만큼 시장에선 레인보우로보틱스 보다 성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여기에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도 두산로보틱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두산로보틱스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24.77%에 불과하다. 보통 유통 가능 물량이 30%를 넘지 않으면 오버행(잠재적 과잉물량) 우려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박경민 기자 |
하지만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공포에 증시가 급변한 게 변수가 됐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5일 코스피는 전날 2% 넘게 급락한 데 이어 하락(-0.09%) 마감했다. 성장주인 로봇주는 타격이 더 컸다. 코스닥 시장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날 보다 8.39% 하락한 14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가장 비쌌던 21만2500원(종가 기준)과 비교하면 33% 하락했다. 또 에스피시스템스(14.69%)를 비롯해 뉴로메카(-12.13%)와 유진로봇(-10.8%), 로보스타(-8.65%) 등 줄줄이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날개를 달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발 긴축으로 증시 불안이 이어지면서 로봇 테마주 변동성도 커질 수 있어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이 상장 당일 차익 실현에 나섰고, 로봇주가 전반적으로 조정 구간으로 들어서며 동조화된 영향”이라며 “당분간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 차익 실현을 하기 위한 매물 압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기관은 두산로보틱스를 1192억6600만원어치를, 외국인은 922억63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가의 핵심인 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변수로 꼽는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둔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로봇산업의 성장 속도가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면서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경쟁력인) 협동로봇도 성장 초기 단계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 로봇 제조 전문 업체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글로벌 시장(중국 제외) 4위 기업이다. 협동로봇 중 가장 무거운 중량(25㎏)을 운반할 수 있는 H시리즈 등 13개의 로봇 ARM(팔)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김경진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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