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오비맥주가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국산 맥주 가격 인상은 작년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5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2023.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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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폭이 두 달째 확대되며 '물가 안정'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는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는 이달부터 물가상승률이 다시 2%대로 내려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움직임이 여전히 심상치 않고 우유·주류 등 먹거리 가격이 오르고 있어 물가 안정을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둔화해 올해 7월 2.3%까지 내려왔다.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인 2.0%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은 8월 3.4%로 올랐고 지난달 3.7%까지 뛰었다. 국제유가 오름세와 폭염·폭우 및 추석 영향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원유 감산 연장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달 배럴당 90달러대 중후반 수준으로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비 8월 2.7%, 9월 3.7% 각각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정부는 이달부터 물가가 안정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이어지겠지만 수확기를 맞아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2%대로 내려올 것이란 기대다. 한국은행도 10월부터 물가상승률이 다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연말 3% 내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던 서비스 물가 둔화세가 지속됐다"며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 초반을 유지하고 있어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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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물가 안정을 장담할 수 없다. 변수로 국제유가가 꼽힌다. 최근 국제유가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 전망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로 큰 폭 하락했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선 국제유가가 장기적 상승세에 따라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과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동시에 나온다.
주요 먹거리 가격 상승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이달부터 '나100%우유' 1리터(ℓ) 출고가를 대형마트 기준 3% 인상하는 등 우유업계가 상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오비맥주가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6.9% 인상하기로 하는 등 주류 가격도 오르고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 리스크 요인과 전망의 불안정성' 보고서에서 "향후 물가 경로는 불안정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입법조사처는 "주요국 경제·금융 지표 향방과 정책적 대응이 상이하게 나타나면서 물가의 상·하방 압력이 혼재한 양상"이라며 "최근 유가 및 원자재·농산물 가격이 불안해지면서 물가 전망에 대한 일치된 견해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했다. 또 "하반기 유류세를 비롯한 전기·가스 등의 공공요금 조정 가능성도 있어 향후 소비자물가는 정부 정책 시행 시점 및 지속 기간 등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물가 안정 흐름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품목별 가격·수급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서민물가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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