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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리 상승 여파에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계절적으로 9~10월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고금리, 고유가, 강달러 3중고에 기업들의 실적 우려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당분간 약세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금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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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 반복된 10월…고금리·고유가·강달러 삼중고 여파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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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59.38포인트(2.41%) 하락한 2405.6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33.62포인트(4%) 급락한 807.40을 기록했다. 6일 간의 긴 추석 연휴를 마치고 문을 연 한국 증시는 10월 첫날부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연휴 기간 미국채 금리의 급등과 달러 강세의 여파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탈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채권 시장에서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 대비 6.5bp(1bp=0.01%포인트) 오른 4.866%로 연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07년8월 4.812% 이후 16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국 채권시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날 국고채 10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32.1bp 오른 4.351%를 기록했다. 올 들어 최고치인데 10년 국채선물은 일일 가격제한폭(2.70%)에 해당되는 291틱 하락한 104.99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긴 추석연휴 동안 의 국내외 금리급등을 한번에 반영했고 입찰 이슈가 더해지며 매물이 쏟아졌다는 지적이다.
금리 상승 여파에 이날 하루동안 외국인은 현물 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6568억원, 선물 시장에서 5064억원 등 총 1조163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통상 9~10월이 계절적인 약세장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강달러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1월부터 2023년9월까지 코스피 지수의 10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0.86%로 9월 평균 수익률(-0.92%)에 이어 2번째로 약했다. 상승 횟수는 11번, 하락 횟수는 12번으로 비슷했지만 하락할 때 더 크게 하락한 경우가 많아 평균 수익률을 깎아 먹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상 10월은 계절적으로 헤지펀드 북클로징(장부 마감), 과세회피용 청산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강달러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11월초까지는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시장 금리 상승은 주식 시장에 악재로 통한다.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떨어트릴 뿐더러 기업들은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실적에 부담이 생긴다. 여기에 최근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국제 유가로 인해 3~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어닝 쇼크 우려가 높아진 것도 증시 조정에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조2912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2.8% 하향 조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보다 더 낮은 1조원 중반대 이익으로 어닝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가 진정되면서 기업의 마진이 개선돼야 하는데 금리가 높고 원화의 절하 압력이 커지면 생산성이 저하되고 경제 펀더멘털이 나빠진다"며 "최소 수개월 간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 주가 급락에도 저가 매수 심리가 생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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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불가피…10월 전략은 "공포에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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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 금리의 피크 아웃(고점 통과)과 기업의 실적 개선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 수출 지표가 개선되는 등 전반적으로 아주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반도체 및 자동차 등 대형 종목을 중심으로 지지해 나가며 코스피 2400선 정도가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 지수는 예상 범위인 2350~2650 안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2500 내외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역시 10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2400~2620으로 제시하면서 반도체, 자동차, 기계 등 수출 대형주 위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내년 실적 개선 가능성도 증시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내년 실적 개선 전망이 무시된 채 글로벌 경제의 파국 가능성을 상정한 언더슈팅(과매도) 구간"이라며 "시장 금리 속등에 따른 단기 여진을 감안하더라도 코스피 2400선 이하에서는 투매보다는 보유가, 관망보다는 매수가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2500선 초반 이하에서 낙폭은 제한적이고 상승 여력은 크다"며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이 10월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 반등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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