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복사업부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란스미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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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론칭 이후부터 대한민국 최고 남성 정장이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은 '갤럭시'는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순간마다 한국 남성을 빛내왔다.
'2010 G20 정상회의'를 기념한 프레지던트 라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와 '2012 핵안보정상회의' 공식 후원복, 또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공식 단복 등이 바로 그 예다. 특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단복과 캐시미어 블레이저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공식 행사에서 직접 착용해 화제가 됐다.
한국 현대사와 함께 성장해온 갤럭시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예고하며 이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매일경제는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란스미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이무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복사업부장(상무)을 만나 대한민국 남성복 시장과 갤럭시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란스미어 플래그십 스토어에 전시된 갤럭시와 강혁의 협업 컬렉션. 삼성물산 패션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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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복으로 정장을 입는 남성들이 줄어들면서 남성 정장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 실제 시장 규모는 얼마나 줄었나.
▷15년 전과 비교해 프리미엄 남성 정장 시장 규모는 40% 정도 줄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중저가 정장 시장까지 포함하면 절반 이상 줄었을 것이다. 최근 착장 문화가 바뀌면서 출근복으로서 정장을 입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나 정장이라는 옷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입는 빈도수는 줄지만 한번 입을 때는 고급스럽게 질 좋은 제품을 입는 것으로 선호가 바뀔 것이라고 본다.
―갤럭시 40주년을 맞아 '테일러드 엘레강스(Tailored Elegance)'를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로 정하고, 현대적 감성의 프리미엄 남성복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는데.
▷최고급 소재와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현대적 기술의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포멀부터 캐주얼웨어까지 우아하게 완성된 현대적 감성의 남성복을 선보이려 한다. 이번 갤럭시의 캠페인 슬로건이 '파인드 유어 엘레강스(Find Your Elegance)'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엘레강스'의 개념을 40대 남성들이 열망하는 우아한 삶의 태도와 라이프스타일로 풀어낸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소통해 나갈 방침이다.
해외 100년이 된 브랜드들을 보면 계속 그 자리에 있지 않나. 제냐, 로로피아나, 브룩스브라더스 등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주요 고객층은 계속 40·50대다. 20·30대 젊은이들이 40·50대가 되어 성공을 하면 사회적·경제적 지위에 걸맞은 새로운 착장을 찾게 되는데, 그때 선택하는 브랜드가 갤럭시가 되겠다는 거다. 정장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캐주얼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여러 장면에서 필요할 때마다 입을 수 있는 한국 브랜드가 되겠다는 게 목표다.
―갤럭시가 3040까지 고객층을 확대하면서 로가디스와 다소 고객층이 겹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갤럭시의 주요 고객층은 40·50대다. 로가디스는 조금 더 젊은 고객층이 타깃이긴 하지만, 로가디스와 갤럭시는 타깃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갤럭시가 프리미엄 브랜드이고, 로가디스는 대중적인 브랜드다.
―갤럭시가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도약을 하려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갤럭시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갤럭시는 한국 브랜드라서 제냐나 보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보다 한국인 체형과 한국인 감성을 잘 알아 훨씬 유리하다. 이는 이미 갤럭시를 경험해본 고객들 반응으로 증명이 됐다. 최근 한류 영향으로 K패션도 세계인들의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는데, 그런 측면에서 유리한 곳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갤럭시가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부터 차근차근 확장해 가다 보면 유럽이나 미국으로도 진출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갤럭시와 디자이너 '강혁'의 협업은 어떻게 성사된 건지 궁금하다.
▷강혁은 2019년 LVMH 프라이즈 세미파이널리스트이자 2021~2022년 2년 연속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 수상자다. 그 인연으로 의기투합해서 캡슐 컬렉션을 만들게 됐다. 첫 캡슐 컬렉션 반응이 좋아서 한 시즌을 더 진행해보기로 했다. 앞으로도 국내외 디자이너 또는 브랜드와 갤럭시의 역동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을 계속 진행하려 한다.
―삼성물산 패션은 '신명품' 수입으로 상당히 좋은 성과를 올려왔다. 반면 우리 브랜드를 수출하는 것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듯한데, 해외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가장 기대를 갖고 있는 브랜드가 '준지'다. 준지는 파리의상조합 정회원이 돼 파리 패션 위크에서 계속 쇼를 진행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유럽인들이 인정하는 독창적인 시도를 하는 한국 브랜드는 준지가 유일하다고 본다.
준지는 2021년부터 매출과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국내에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에는 전부 입점해 총 24개 매장이 있다. 수출도 연평균 40% 이상 성장하고 있는데, 이미 전 세계 30개국 140개 부티크숍에 들어가 있다. 또 삼성물산이 '아미'나 다른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전개하듯이 외국 의류회사가 준지를 수입·운영하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남성복의 경우 젊은 층은 무신사나 스트리트 브랜드, 경제력을 갖춘 중장년층은 신명품이나 명품 브랜드로 패션 소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간층을 사로잡을 컨템퍼러리 브랜드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삼성물산에서는 이를 공략하기 위한 복안이 있나.
▷그쪽을 타깃으로 내놓은 브랜드가 바로 '시프트G'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워크웨어 콘셉트의 캐주얼 시장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 콘셉트를 적용해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남성이 타깃인 캐주얼 워크웨어 브랜드다.
―앞으로 삼성물산 패션 남성복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가.
▷제가 맡고 있는 브랜드가 '갤럭시, 로가디스, 준지, 시프트G,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이다. 각각의 포지션에서 명확한 콘셉트를 가지게끔 유통 형태와 상품 구성, 마케팅 등을 지난 3년간 정비했다. 로가디스 같은 경우도 BI를 바꿔 유러피언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했다. 더 이상 아저씨 브랜드가 아니라 훨씬 더 젊은 브랜드로 개선한 거다. 또 준지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
앞으로는 삼성물산 패션의 남성복 브랜드가 각각의 포지션에서 제 색깔을 갖고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한국에도 이렇게 수준 높은 남성복 브랜드가 있구나' 하고 알게 되게끔, 삼성물산 패션이 첨병에 서서 그에 일조하고 싶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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