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릉군 거북바위 일부가 무너져내리는 모습. |관광객 오근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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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릉군 거북바위 사고 현장. 울릉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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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부상자가 발생한 경북 울릉 거북바위 붕괴 사고는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당국의 미흡한 안전조치와 관광객들의 안전불감증 탓에 자칫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 했다.
3일 울릉군과 관광객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울릉군 서면 남양리 통구미 거북바위 인근에는 평소에도 낙석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크고 작은 낙석이 떨어지다보니 거북바위는 캠핑과 수영 등의 행위가 금지된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지난해 6월에는 10t가량의 어른 키만 한 낙석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울릉군은 거북바위 인근에 설치돼 있던 낙석주의 표지판을 1개에서 4개로 늘리고, 위험 반경에 접근을 막기 위한 붉은색 선을 그었다.
하지만 울릉군은 철조망이나 울타리를 치는 등 사람의 접근을 막는 적극적인 조치는 하지 않았다. 평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라는 게 이유였다. 대신 공무원들이 수시로 관광객들에게 위험지역임을 알리고 야영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울릉군 거북바위 일부가 무너져내리는 모습. |관광객 오근씨 제공 |
울릉군 관계자는 “(지난해 사고 이후) 안전펜스 설치를 고려했지만 거북바위가 워낙 유명한 관광지여서 관광객들의 출입까지 막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면서 “경고 표지판 수를 늘리는 등의 선에서 (대책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울릉도는 섬 곳곳에 급경사 구간이 많아 일주도로변 등에서 상시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게 울릉군의 설명이다. 지난달 24일에도 울릉군 북면 노인봉 인근에서 산사태가 나 도로가 폐쇄되기도 했다.
사고가 난 거북바위는 평소 캠핑과 프리다이빙 및 스쿠버다이빙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휴일이면 100여명이 몰려 주차할 곳을 찾지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 주민들의 이야기다. 다만 이번 사고는 추석 연휴에 발생해 평소보다 관광객 수가 적었다.
경북 울릉군 거북바위 사고 현장. 울릉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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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오근씨(61)는 사고 당시 거북바위 인근에는 관광객 30~40명과 차박 차량 6~7대가 머물고 있었다고 전했다. 오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사고 직전 관광버스와 택시에서 내린 사람들이 거북바위쪽으로 향하다 붕괴와 동시에 몸을 급히 피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오씨는 “추석 다음 날에는 텐트를 칠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그날 무너졌으면 진짜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거북바위에서 떨어진 낙석은 현재 대부분 정리된 상태다. 울릉군은 추가 붕괴 위험을 우려해 사고가 난 지난 2일 오후 1시쯤부터 거북바위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복구 작업은 현장조사 등을 벌인 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울릉군은 향후 이 일대 캠핑금지 조치를 고려할 예정이다.
거북바위 머리가 무너지는 사고는 2일 오전 6시56분쯤 발생했다.
이 사고로 400t가량 낙석이 떨어지면서 20대 여성 1명이 머리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었다. 또 다른 20대 여성 1명과 30대 남성 2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며 차량 1대도 파손됐다. 부상자들은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북바위 인근에 설치된 낙석주의 표지판. 울릉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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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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