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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감정노동자 보호법 시행 5년…직장인 10명 중 8명 "민원인 갑질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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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절반 넘게 "회사가 갑질로부터 보호못해"

"정부가 관련법 홍보와 관리·감독 강화해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 후 5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직장인들은 일터에서 민원인의 괴롭힘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사진=게티이미지)




3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8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는 민원인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6명(58.8%)은 회사가 민원인의 ‘갑질’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에선 직급에 따라 회사가 직원을 보호하는 수준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게 나타났다. ‘회사에서 업무와 관련해 제 3자의 폭언 등으로부터 노동자를 잘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을 때 ‘잘 보호하지 못한다’는 대답은 상위 관리자급(33.3%)보다 실무자급(61.5)에서 2배가량 더 나왔다. 민원인의 괴롭힘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해야 할 상위 관리자가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셈이다.

2018년 10월 18일부터 시행된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고객응대 근로자가 고객의 폭언 등 괴롭힘으로 생길 수 있는 건강장해에 대한 예방조치 의무를 사업주에 부여한다. 이에 따라 사업주는 폭언 등을 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문구를 게시하거나 관련 음성을 안내하고, 직원과 고객 사이에 마찰이 생겼을 때 △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휴식시간의 연장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관련 치료·상담 지원 △고객응대 근로자가 폭언 등을 원인으로 고소·고발·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데 필요한 증거 제출과 같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문제는 노동자와 상위 관리자의 상당수가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직장인 3명 중 1명(29.2%)은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모른다는 응답은 비정규직(37.3%), 비사무직(35.6%), 저임금 노동자(35.5%), 상위 관리자급(36.1%)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직장갑질119는 법이 있는지 몰라서 신고하지 못하거나 신고했을 때 관리자들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벌칙조항이 있어도 법이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호현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회사는 민원인 갑질을 당한 직원에게 휴식부여, 상담·소송지원 등 법에 따른 보호조치를 해줘야 하고 어떻게 보호해줄지 널리 알려야 한다”며 “정부는 회사의 의무 위반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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