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2000만명을 돌파한 3일 서울 마포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실에 입장하고 있다.(2021. 08.03) 조현호 기자 hyun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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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류의 가장 큰 건강 위협이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두 명의 연구자들이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이하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헝가리 출신 카탈린 카리코 바이오엔테크(BioNTEC) 수석부사장과 드류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공로로 카리코 부사장과 와이즈먼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선정 이유에서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들은 mRNA의 염기 변형 중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발견을 통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건강 위기 중 하나인 코로나19의 변혁적인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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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코 부사장과 와이스먼 교수는 전령 RNA(messenger RNA, mRNA)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의 연구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을 빠른 시간 내에 개발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고,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를 종식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배성만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들의 연구가 화이자사나 모더나사의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것은 뉴클레오사이드 염기 변형에 관한 두 연구자들의 발견이다. 이들의 발견은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mRNA 백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노벨위원회는 mRNA가 우리의 면역체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발견을 통해, 인류 건강이 위협 받던 시기에 전례 없는 빠른 백신 개발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령 RNA는 DNA로부터 전사(transcription) 과정을 거쳐 생산돼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유전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단백질이 생산된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필요한 단백질의 유전정보로 코딩된 mRNA가 인체의 세포 내로 들어가면 원하는 단백질이 생성될 수 있다.
문제는 mRNA가 매우 불안정한 물질인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강한 선천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임상적 응용에 제약이 있었다. 배성만 교수는 “카탈린 카리코와 드류 와이스먼 연구팀은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nucleoside)를 이용해서 mRNA를 합성해 선천면역반응을 회피하고, 안정성이 증가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면서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mRNA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이러한 mRNA 변형 기술의 응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통계 제공 웹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 기준(10월 3일)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6억9604만 여명이고, 사망자는 692만 여명에 달한다. 코로나19 발생 시작점이었던 2020년 초반 백신과 치료제가 없었던 상황에서 인류는 펜데믹으로 인한 절망적인 순간일 보내던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노벨의학상 수상자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2020년 12월 백신이 승인됨에 따라 인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단초를 마련한 셈이다.
노벨위원회는 빠른 백신 개발과 도입으로 전 세계에서 130억 회 이상 접종이 이뤄졌고, 수맥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심각한 질병 예방 효과는 우리 사회가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는 ‘엔데믹’을 앞당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염기가 변형된 mRNA가 염증 반응의 활성화(신호 분자의 분비)를 차단하고 mRNA가 세포로 전달될 때 단백질 생산을 증가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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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연구자들의 성과는 mRNA 기술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뿐 아니라 암 극복이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에 따르면 mRNA 백신으로 코로나19 돌파구를 열었던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mRNA 기반 새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에 있고, 암재발 위험을 44%나 낮췄다고 보고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흑색종에 효능이 좋은 키트루다에 비해 추가로 효능을 더했기에 더욱 주목 받았다. 현재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앤텍은 로슈와 손잡고 난치암의 대표격인 췌장암 백신 연구 진행했고, 16명의 환자 중 T세포면역반응이 일어난 환자에서 일어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재발이 훨씬 적음을 발표하였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세훈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선 mRNA를 활용한 암백신 개발에 뛰어들 것은 자명한 일”이라면서 “이러한 과정이 성공하면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때 경험처럼 백신은 몸의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데, 암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으면 재발을 막을 뿐 아니라 나아가 암을 예방하는 단계에도 이를 수 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mRNA 암백신은 개발이 빠른 장점으로 맞춤형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세훈 교수는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란 점”이라며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장이 우리 세대 안에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한 국내 연구도 활발한다. 현재 이세훈 교수는 최정균 KAIST(카이스트) 교수와 함께 올해 네이처 제네틱스에 항암백신 개발의 난제로 꼽히는 면역 반응성이 있는 신생항원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축하고, 항암 반응성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제역할을 할 수 있는 항원을 골라낼 수 있도록 했다. mRNA백신이 암세포를 향해 정확한 타겟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닦은 셈이다. 앞으로 암백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연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투데이/송병기 기자 (songb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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