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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친절한 경제] 일본 맥주 다시 1위…'일본 불매' 시들해진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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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불매 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일본 맥주 얘기군요. 최근에 다시 조금씩 많이 찾더니 올해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다시 수입 맥주 1위로 올라섰다고요.

<기자>

올 들어서 지난 8월까지 일본 맥주 수입량, 전체 수입 맥주 중에서 무려 21.9%를 차지했습니다.

2위인 중국을 근소한 차로 제쳤는데 3위 네덜란드와는 차이가 꽤 크게 나죠. 액수로 보면 한 달에 우리 돈으로 49억 원어치 정도입니다.

사실 일본 맥주는 2019년 7월 일본이 우리나라에 갑작스러운 수출 규제를 실시하면서 반일 감정이 불붙기 전에는 많이 팔리는 달에는 한 달에 86억 원치가 수입될 정도로 수요가 컸습니다.

그때까지 거의 10년째 일본 맥주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였습니다.

아직 그때에는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거의 불매 운동 이전으로까지 돌아간 상태입니다.

불과 4년 전의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얼마나 강력한 수준이었냐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년 전인 2019년 10월에는 통계상으로는 아예 수입이 빵, 0으로 잡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슬금슬금 다시 늘면서 2020년에도 일본 맥주가 전체 수입맥주 중에 전체 10위는 했고요.

그 후로 계속 증가하다가 올해 들어서 특히 급증합니다. 올해는 지난해 3배나 더 팔리는 추세로 다시 수입 맥주 중에서 1위로 올라섰습니다.

<앵커>

일본이 최근에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여러 우려가 나왔잖아요. 그런데 일본 맥주 인기는 그것과는 관련 없이 금세 다시 높아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의 일본 어패류 수입은 확실히 줄기는 했습니다. 지난 4월 이후로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거든요.

특히 일본이 실제 방류를 시작한 8월의 수입액은 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일본 어패류 수입이 무려 75%나 급감한 중국보다는 변화가 적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 역시 일본의 어패류를 지난해보다 25%가량 적게 수입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4년 전 같은 불매운동 분위기로 크게 확산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요.

아직까지는 수산물 수입 일부에만 반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이렇게 빠르게 일본 맥주가 인기를 되찾는 거는 좀 특이한 것 같습니다. 이거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주머니 사정이 다들 빠듯한 요즘에 엔저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 맥주가 지금 수입 맥주 중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죠. 1캔에 2천 원 정도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엔화가 기록적으로 싼 이 상태가 코로나19 이후에 일상 회복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일본 관련 소비를 다방면으로 계속 자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에 국내 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관련 물가가 크게 올랐던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 모처럼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도 일본으로 많이 몰리고 있죠. 올 들어서 지난 8월까지 무려 432만 명이 일본을 찾았습니다.

8월을 보면 코로나 전이었던 2019년 8월과 비교해도 무려 84%가량 방일객이 늘어난 수준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같은 반일 감정은 여전히 크지만 우리 실제 소비가 줄어들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뿌듯한 요즘 분위기에 일본의 상대적 저물가를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외식 물가 같은 회복된 일상에서 피부에 제일 먼저 와닿는 물가 상승세가 쉽게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국내 상황과 대비가 좀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우리보다 일본 수산물 소비가 훨씬 더 줄어든 중국의 경우에는 일본 여행도 코로나 전보다 60%가량 줄어 있는데요.

중국은 우리보다 코로나 이후의 경기나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어 있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빠듯하긴 해도 소비심리는 살아 있는 반면에 중국은 아직 그 정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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