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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서 첫 EU 외무장관 회의… 내년 7조 원대 우크라 지원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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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우크라와 계속 함께할 것"
한국일보

호세프 보렐(왼쪽)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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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사상 처음으로 EU 국경 밖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7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1년 6개월 넘도록 지원해 온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전쟁 피로감 불식에 나선 것이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EU가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와 공동회의를 연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명확한 약속으로 이해돼야 한다"며 "EU 외교장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내년 최대 50억 유로(약 7조1,20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를 제안했고, 연내 EU 내에서 관련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U 외교장관들이 EU 바깥에서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지난달 30일 미국 정치권이 '셧다운' 사태를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을 뺀 임시 예산안을 극적으로 처리한 것과 관련, "서방의 전쟁 피로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시점에 개최된 EU 회의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앞서 쿨레바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예산안 처리를 두고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위기가 단지 우크라이나에 그치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슬로바키아 총선 결과 친러시아 성향의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이 승리한 것에 대해선 아직 연립정부 구성이 끝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단결 의지를 강조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 겨울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벌이는 잔혹한 방식을 목격했다"며 "우리가 가진 모든 방법을 다해 이 같은 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승리 때까지 우리의 단호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보여 주는 것으로, 러시아가 우리의 피로를 기대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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