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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이슈 로봇이 온다

공업용 줄·쌀통 만들던 삼익THK, 로봇 사업에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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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용 줄(file) 제작사 삼익THK가 로봇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로봇 제작사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일본 화낙(Fanuc), 야스카와전기(Yaskawa Electric) 등 세계적 로봇 기업과 함께 삼익THK를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삼익THK는 창업주 3세가 경영을 맡으면서 벤처·스타트업 투자까지 관심사를 넓히고 있다. 사업 영역 및 지역도 확장하고 있다.

삼익THK는 1960년 고(故) 진우석 명예회장과 그의 형제가 창업한 줄 제작사 ‘삼익공업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줄은 금속 표면을 다듬기 위한 수작업 공구다. 1970년대 초반에는 국내 공업용 줄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익THK는 회사의 뿌리인 줄 제품을 경북 고령의 다산공장에서 아직도 생산한다. 지난해 줄 매출은 35억원이었다. 삼익THK는 1970년대에는 쌀통 시장에 진출해 한 때 큰 수익을 내기도 했다.

조선비즈

삼익THK 본사./삼익TH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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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THK는 2세대 경영인인 진영환 회장이 입사한 1976년 이후 직선운동시스템(LM시스템) 사업으로 도약한다. LM시스템은 원료, 제품, 장비 등이 빠르고 정확하고 부드럽게 직선 운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자동화와 무인화에 필수적이다. 삼익THK는 이 제품을 1984년부터 일본 THK에서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1991년에는 일본 THK와 합작 및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생산을 시작했다.

LM시스템은 지금까지 삼익THK의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 역할을 한다. 반도체, 2차전지 등 한국 주요 산업의 최첨단 제품 생산 과정에도 LM시스템이 빠지지 않고 쓰인다. 삼익THK는 이 시장에서 약 50% 점유율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391억원중 1605억원(47.3%)이 LM시스템에서 나왔다.

삼익THK는 LM시스템을 개발하면서 확보한 기술력으로 직교좌표형 로봇, 스카라(수평다관절) 로봇 등 산업용 로봇 사업(메카트로닉스 시스템)에서 성과를 냈다. 메카트로닉스 시스템 사업이 지난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359억원)였다.

삼익THK는 지난해 3세대 경영인 진주완 대표이사 사장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 중이다. 진 사장은 진영환 회장의 형인 진영길 삼익HDS 부회장의 아들로 알려졌다. 2008년 진우석 명예회장, 2018년 진영길 부회장 등으로부터 주식을 물려받으며 창업주 일가 중 세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게 됐다.

진 사장은 취임후 2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인 벤처캐피털 삼익매츠벤처스를 설립하고 직접 대표를 맡았다. 미국, 폴란드, 중국 등에도 현지 벤처캐피털을 세우며 활동 영역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삼익THK는 지난 2020년부터는 협동로봇 세계 1위 업체인 덴마크 유니버설로봇(UR)과 그 관계사인 MiR의 자율주행로봇(AMR) 등을 활용한 공장 자동화 설루션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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