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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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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포커스] ‘친문 수장’ 교체 앞둔 양대 보험협회… 차기 회장 인선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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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수(왼쪽) 생명보험협회장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종료된다. /각 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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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회장의 임기가 오는 12월에 모두 종료된다. 보험업계에서는 3개월 후 새로 맞을 차기 회장도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정치권이나 관가(官街)에서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기 위해선 민간 보험사 출신 인사가 적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오는 12월 8일부로 3년간의 임기를 마친다. 뒤이어 12월 22일에는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의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생보협회장과 손보협회장은 연임이 가능한 자리지만, 두 사람 모두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된 인사라는 점에서 이들이 재차 자리에 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험협회장은 정치권이나 경제 관료 출신 인사가 맡는 경우가 많았다. 정희수 생보협회장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신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3선 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정지원 손보협회장은 오랜 기간 기획재정부 관료로 일한 뒤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까지 지낸 인물이다.

이들은 특히 친문(親文) 색채가 강한 인물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희수 협회장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경선에서 탈락하자 몸담았던 당을 나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 정지원 협회장의 경우 정치권에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문재인 정부 관료들과 친분이 두터웠고, 당시 떠오른 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인 ‘부금회’의 일원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역시 친문 인사로 분류됐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조기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예정된 임기를 채우게 됐다. 그러나 보험 시장 안팎에서는 정권 교체 후 발언권이 약해진 두 보험협회장들이 업계의 권익을 지키는 데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차기 회장 인선을 3개월 앞둔 시점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하마평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정치권 인사나 경제 관료 출신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금융 시장에서 보험업의 비중이 커진 만큼 과거에 비해 보험협회장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기 때문에 관심을 보일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이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해 보험대리점(GA)협회는 여당 3선 의원 출신인 김용태 전 새누리당 의원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김 회장과 같은 거물급 정치인이 GA협회장으로 가는 상황에서, 이보다 한층 더 무게감이 실리는 자리로 여겨지는 생보협회장, 손보협회장을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 출신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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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이 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중구 보험대리점협회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말하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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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 정부 출범에 공이 있는 여당 정치인이나 경제부처 관료 출신 인사들이 생보협회장이나 손보협회장 자리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들도 현 정부와 탄탄한 끈을 가진 유력 인사가 회장직을 맡을 경우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 준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업계가 최근 당면한 여러 현안과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보험 시장을 잘 아는 민간 출신 인사가 다음 협회장을 맡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위 출신으로 보험개발원장과 신한라이프 사장을 역임한 성대규 신한라이프 이사회 의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현 협회장들이 선임되기 전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한동안 민간 출신이 이끌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면서 민간 보험사 경영인 등이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정희수 생보협회장의 전임자인 신용길 전 협회장은 교보생명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뒤 KB라이프생명 사장을 지냈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손보협회를 이끌었던 장남식 전 협회장 역시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해보험의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4월로 예정된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 안팎에서도 변수가 많아 차기 협회장 후보군이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현 협회장들이 취임할 당시 정피아, 관피아 논란을 겪었던 만큼 차기 협회장은 민간 보험사 출신이 낙점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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