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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금)

친명, ‘李 공천장’ 거론 가결파 압박…움츠린 비명 “사법리스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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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이재명 체재 굳히기 속 내홍 심화

동아일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3.9.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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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직인이 찍힌 공천장이 총선 승리를 부르는 나팔이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구속영장 기각과는 관계없이 여전히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다. 이 대표 결단이 필요하다.”(민주당 이상민 의원)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된 27일 친명(친이재명) 지도부는 이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까지 치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재명 체제’ 굳히기에 돌입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재판 일정이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의 기사회생을 계기로 반대파 축출을 벼르는 친명계와 이 대표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비명계간 내홍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친명계의 압박 속에 움츠러든 비명계가 이해관계에 따라 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친명 “가결파, 외상값 내야” 징계 예고

전날까지 초긴장 상태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던 친명 지도부는 영장 기각에 반색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장에서는 회의에 앞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전날 선출된 신임 홍익표 원내대표가 “제가 취임과 동시에 (이 대표 영장 기각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하자 곳곳에서 “복덩이” “잘했어”라는 격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별개로 친명 지도부는 이날 첫 회의에서부터 비명계를 겨냥한 징계 엄포를 놨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과 한통속이 돼 이 대표의 구속을 열망했던 민주당 ‘가결파’ 의원들도 참회하고 속죄해야 한다”며 “반드시 외상값은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여파 속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서 물러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의 빈 자리도 친명계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 이상 계파 안배는 없다는 것이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공천을 통해 반대파를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친명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 총선 관련 주요 보직은 당대표가 임명한다”며 “이들이 공천 평가 과정에서 체포동의안 가결 등 해당(害黨)행위를 당연히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지도부 의원은 “이 대표 영장이 기각됐다고 당장 노골적으로 반대파 숙청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공천 과정을 통해 순차적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움츠린 비명 “李,법원 리스크 남았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하다”며 방어에 나섰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1심 판결이 내년 총선 전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며 “‘검찰 리스크’는 잦아들었지만 ‘법원 리스크’가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 설 의원도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친명 지도부의 반대파 색출 움직임에도 반발했다. 이원욱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번에 (동의안을) 가결한 의원들 덕분에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맞섰다.

다만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조직적 퇴진 요구는 나설 시점을 재고 있는 눈치다. 한 비명 중진 의원은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은 친명 지도부의 ‘폭주’가 이어져도 이 대표 스타일 상 이들의 ‘칼춤’을 말리지 않고 묵인할 것”이라며 “중도층 이탈로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 결국 통합형 비상대책위원회 주장에 다시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비명계 재선 의원은 “당 지지율이 20% 중반대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친명 지도부도 힘이 빠질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가 확실한 구심점이 없어 ‘반명 전선’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친문(친문재인) 의원은 “‘비명계’로 묶이는 사람들끼리도 내부적으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며 “발등에 공천 불이 떨어지면 결국 각자도생으로 흩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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