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토요일은 휴일 아니다" 갑질 발언 中국유기업 간부 여론 뭇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올린 단체방 글 안읽자 엄포…누리꾼 "노동법은 장식이냐" 비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한 국유기업 간부가 토요일은 휴일이 아니라며 '갑질 발언'을 했다가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고 소상신보 등 현지 매체가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주6일제 추진 발언으로 논란된 국유기업 간부
[소상신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보도에 따르면 국유기업인 장시성 건축설계원의 온모(42) 원장은 지난 23일 사내 온라인 메신저의 단체 대화방에 "토요일을 일하지 않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며 "전통적인 주말의 개념을 없애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토요일이었던 지난 23일 오전 단체 대화방에 그다음 주 월요일 업무 배정과 관련한 글을 올린 뒤 같은 날 밤 10시까지 직원 3명이 보지 않자 '읽지 않음'으로 표시된 메신저 화면을 캡처해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

이어 "토요일을 쉬는 날로 여기면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주말에 업무 연락이 안 되는 전화를 사용하면 전화비 보조금을 없애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또 "임금은 한 달 치를 주는 것이지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22일 치를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22일만 일 한다면 한 달 급여에서 8일 치는 삭감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주말만 되면 그저 쉬기만 하는 사람들이 정말 싫다"며 "내년부터 토요일에도 일하는 주6일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으니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조기 퇴직시키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올린 글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누리꾼들은 "1995년 공포된 국가 법령에 따라 토요일이 공휴일로 지정됐고, 주4일제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에 무슨 황당한 소리냐"며 "노동법은 장식용이냐"고 따졌다.

한 누리꾼은 "토요일에 회사 단체 대화방에 업무 관련 글을 올린 사람이 잘못이지, 글을 보지 않은 직원들이 잘못한 것이냐"며 "자신의 출세를 위해 직원들을 혹사하는 갑질 상사"라고 비난했다.

또 "토요 근무제를 시행하겠다는 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쉬라는 얘기냐"거나 "본인은 쭉 쉬다가 토요일만 일하는 것"이라는 조롱성 글도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모 기업인 장시성 건축공정그룹의 기율검사위원회는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원씨가 올린 글은 그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 회사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pj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