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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2억5000만년 후 지구는 '불지옥' 된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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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 초대륙 이론 근거 전망

2억5000만년 후 적도 부근 새 초대륙 형성

화산활동 활발해져 지구 92% 불모지화

앞으로 2억5000만년이 지나면 지구의 대부분의 땅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가 살아남기 힘든 열악한 곳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는 5대양 6대주로 나뉘어 있지만 지각판의 변동으로 하나의 초대륙(Supercontinent)으로 합쳐진다. 이 과정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져 대부분의 땅이 불모지가 된다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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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는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이 작성한 이같은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현재의 지각판 이동 상태로 볼 때 지구는 지금 초대륙 사이클의 중간 단계에 지나고 있는 상태다. 가장 최근의 초대륙인 판게아(Pangaea)가 약 2억년전 쯤에 분리됐으며, 그 다음 초대륙인 판게아 울티마(Pangaea Ultima)이 약 2억5000만년 후쯤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서양이 줄어들면서 합쳐진 아프리카-유라시아 대륙이 아메리카대륙과 충돌하면서 적도를 중심으로 현재의 6개 대륙이 하나의 초대륙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 새로운 초대륙 판게아 울티마의 기후를 예측해 암울한 결과를 전했다. 적도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됨에 따라 상당 부분의 지역에서 기온이 섭씨 40도 이상으로 올라가 대부분의 현존 포유류 동물들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된다는 것이다. 대륙들이 합쳐지고 갈라지고 하는 과정에서 화산 활동이 촉발돼 대규모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이는 대기의 온실 효과를 촉진해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는 열을 줄여 평균 기온을 대폭 상승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또 바다로부터 멀리 떨어진 초대륙의 중간 부분은 사막으로 변하면서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포유류가 아예 생존할 수 없는 곳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예상이다.

여기에 태양 방사선의 증가도 악재다. 태양은 판게아 울티마가 형성될 때 쯤에는 현재보다 2.5% 이상 더 밝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결국 더 많은 수소가 핵융합되고 이에 따른 방사선 양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최악의 경우 지구 대기상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인 1120ppm에 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해안가ㆍ북극 지역 등 전체 대륙의 8% 정도만 포유류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체 대륙의 66%에서 포유류 생존이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8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같은 지구 환경 변화는 대멸종(mass extinction)를 초래할 수 있다. 포유류뿐만이 아니라 식물이나 다른 종들에게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알렉스 판스워스 브리스톨대 교수는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감안하지 않았고 장기간 기후 모델링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며 "어느 종에게도 멸종이 올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이전 사례를 보면 새로운 지배종이 나타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포유류는 과연 그 이후에도 생존할 수 있을까? 새로운 초대륙이 어느 위도에서 생성되느냐가 우선 주요 변수다. 브리스톨대의 시나리오에선 적도를 중심으로 초대륙이 형성됐지만 이전 연구에선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고 생명체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북극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온 적이 있다. 인간도 살아남을까? 인류가 앞으로 2억5000만년 후에도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1965년 출판된 공상과학소설 '듄(Dune)'처럼 열악해진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사람이 살 만한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날 수도 있다. 판스워스 교수는 "사막 환경에 적응하거나 동굴 속에서 살 수도 있고 밤에만 나다니는 야행성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면서 "만약 지구를 탈출해 다른 거주 가능 행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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