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EU |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유럽연합(EU)의 유럽화학물질청(ECHA)이 과불화화합물(PFAS)의 전면 사용 제한을 제안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ECHA와 세계무역기구(WTO) 측에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PFAS는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인체와 환경에 축적되는 문제가 있지만, 물과 기름, 화학물질, 열 등에 반응하지 않고 원래 분자구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방수성 등이 뛰어나 산업에 널리 활용된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PFAS 기능을 대체할 물질을 당장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PFAS의 사용을 전면 제한한다면 한국 제품의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산업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런 업계의 우려를 의견서에 담아 각각 ECHA와 WTO 무역기술장벽(TBT) 질의처에 전달했다.
우선 정부는 우려 사항으로 규제 유예기간(5년 또는 12년) 내 대체물질 개발이 쉽지 않아 글로벌 공급망에 큰 혼란과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배터리와 반도체 생산,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에 문제가 생겨 전기차 보급이 지연되는 등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이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
또 1만 종이 넘는 PFAS 물질 각각의 인체·환경에 대한 유해성 검증 없이 전면적으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과잉 규제이며, 산업계가 사용하는 PFAS 중에는 분자구조 정보가 없어 규제 대상인지 확인이 곤란한 경우가 다수라는 점도 우려 사항으로 전했다.
나아가 정부는 대체물질 개발 현황과 소요 기간 등을 정확히 파악해 현실성 있는 유예기간이 재설정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기, 전기차, 반도체 등에 사용되거나 상당 기간 기술적·경제적 대체재가 없는 품목 등에는 규제를 예외 적용할 필요가 있고, 인체·환경 유해성 검증을 거친 '유해한 PFAS'만으로 규제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도 요구했다.
산업부는 "향후 논의 현황을 지켜보면서 EU와의 통상협의를 통해 한국 정부와 산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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