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기획재정부의 재정운용계획과 세수 전망 등을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는 80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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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한 결과로 정부의 실질적인 나라살림 상태를 보여준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정부가 국세 등으로 거둔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다는 의미다.
당초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예상한 연말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58조2000억원이다. 이는 올해 국세 수입으로 400조5000억원을 예상한 뒤 산출한 결과다.
하지만 지난 18일 정부는 세수 재추계 발표에서 올해 국세 수입을 당초 예상보다 59조1000억원 적은 341조4000억원으로 수정 전망했다. 수입이 줄어든 만큼 나라살림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세 수입 감소로 이와 연동된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등의 지급 규모가 줄어 재정적자 폭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중앙정부는 지방교부세로 내국세의 19.24%와 종합부동산세를, 교육교부금으로는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지급한다. 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 감소로 지방교부세·교부금이 23조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의 감소는 지방 정부의 살림 악화를 초래한다.
예산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불용(不用)의 발생도 적자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 최근 5년 동안 내부거래를 제외한 총지출 기준 연평균 불용 규모(11조6000억원)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는 82조7000억원 적자가 된다.
이러한 계산을 종합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가 예상한 올해 명목 GDP(2235조원)의 3.7%가 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2020년(-5.8%), 2021년(-4.4%), 2022년(-5.4%)에 이어 4년째 3%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GDP의 3.9%(92조원)로 예상한 점을 감안하면 GDP 대비 적자 비율은 5년 연속 3%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7월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는 67조9000억원 적자로 이미 올해 명목 GDP 전망치의 3.0%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은 ‘재정준칙’ 중요성을 강변하며 법제화까지 추진 중인 정부의 기조에서 어긋난다. 지난해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의 3%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침체 속 큰 폭의 세수 감소에 결과적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재정준칙의 상한을 넘어서는 모양새다.
한국재정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우석진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건전재정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감세안의 국세 감면율은 법정 한도(14%)를 초과한 16%에 달한다. 세수결손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는 전형적인 재정운용 실패며, 정부가 자신의 목표인 건전재정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일종의 ‘자해정부’로 본다”고 꼬집었다.
정부·여당의 재정준칙 법안은 지난해 국회에 제출됐으나, 여야 간의 이견 속에서 법제화가 미뤄져 왔다. 여야는 최근 수정안을 바탕으로 소위에서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안은 재난 등 예외적인 상황으로 재정준칙의 상한을 어겼을 때 그다음 해에 세계잉여금의 100%를 채무 상환에 갚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올해 정기 국회에서 재정준칙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재정준칙이 통과된다면 2025년 예산부터 준칙을 적용한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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