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보험 금지'로 유가상한제 참여 압박
러 '그림자 선단' 보험 없이 유가상한제 우회
"유가 상승 등으로 러 최소 150억달러 추가 수입"
북극해의 러시아 유전.(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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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화물분석회사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해상으로 수출된 러시아산 원유 9098톤(t) 가운데 6706t(73%)이 서방 회사의 보험 없이 수출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월만 해도 해상보험에 가입하고 수출한 비중이 46%에 달했지만 갈수록 그 비중이 줄어들었다.
러시아가 석유를 수출하며 해상보험을 얼마나 가입하는지가 중요한 이유는 서방의 유가 상한제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지 읽을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가격을 배럴당 60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돈줄을 막아 러시아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다. 이들 국가는 유가 상한제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 이를 어기는 회사엔 해상보험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해상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가 늘었다는 건 유가 상한제의 빈틈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뜻이다. 러시아 석유업계는 유가 상한제가 시행된 직후부터 선박명·선적 등이 불분명한 ‘그림자 선단’을 꾸려 제재를 우회해 왔다.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하려는 유인은 더욱 커졌다. 22일 기준 브렌트유 3개월 선물은 92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유가 상한제에서 정한 상한가보다 50% 이상 높은 값이다. 우크라이나 키이우경제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유가 상승에 맞춰 수출가를 높임으로써 러시아가 추가적으로 얻는 수입은 최소 150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벤 힐겐스톤 키이우경제대학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 방식 변화를 볼 때 앞으로 유가 상한제를 실효성 있게 운용하는 게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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