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여파로 정제마진 연중 최고치 기록
재고평가 이익 확대되며 정유사 곳간 두둑
정유 4사, 3분기 영업익 나란히 급등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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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올해 들어 실적 부진을 겪었던 정유업계가 최근 유가 상승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제품가-원가)은 이달 둘째주 연중 최고치인 16.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5달러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은 영향이다.
정제마진은 통상 정유사의 수익성에 직결되는데 8월 초부터 배럴당 10달러 선을 줄곧 상회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7월 중순까지 배럴당 5달러를 넘지 못하며 일간 기준으로 최저 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칠 정도로 약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다른 양상이다.
여기에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까지 확대되면서 정유사의 곳간은 두둑해지고 있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되파는데 통상 원유를 들여온 뒤 판매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는 정유사의 이익으로 잡힌다.
실제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3분기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적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SK이노베이션 석유부문과 GS칼텍스가 오는 3분기 각각 3635억원, 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부문이 지난 2분기 41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 모두 큰 폭의 영업이익 상승을 기록하는 것이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도 7~9월 각각 8040억원, 23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2분기 대비 2133.3%, 547.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업계는 이러한 실적 개선 흐름에 한숨 돌리면서도 마냥 웃지는 못하고 있다. 당장은 이익이지만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원유 수입 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특히 석유제품 수요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어 정제마진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앞서 정유사들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고유가로 호황을 누렸지만 유가가 안정화되면서 급격한 시황 악화를 겪은 바 있다.
이에 업계는 정제마진 의존도가 높은 수익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수소·바이오·전기차·태양광·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친환경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전력효율화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와 바이오항공유(SAF) 공급을 앞당기고 있는 GS칼텍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SK엔무브는 최근 내연기관용 윤활유를 넘어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기차 배터리 등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이는 윤활유를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담아 새 브랜드 ‘ZIC e-플로(FLO)’를 공개했다. GS칼텍스는 이달 초 대한항공과 SAF 시범 운항을 시작하는 등 바이오 사업 전반에 대한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내수 회복 등 추가적인 정제마진 상승 여력도 기대할 수 있어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정유사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사업과 관련한 실적 가시화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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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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