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9 (목)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측 “‘신림동 강간 살인’ 같은 모방 범죄 나와. 잔혹한 현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상고심 결과 가해 남성 이모씨 징역 20년 확정

피해자 “20년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평생 고민해야”

남언호 변호사 “50세 나이 출소 시 재범 가능성 우려돼”

세계일보

지난 6월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 법원종합청사에서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 이모씨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귀가 중이던 20대 여성을 강간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 남성이 징역 20년을 확정 받았다. 상고심 선고 직후 피해자는 언론에 “가해자의 출소 이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삶이 슬프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돌려차기 사건’ 모방 범죄로 드러난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강력범죄에 대한 감형요소들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이날 확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22일 오전 5시쯤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피해자 A씨를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이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항소심 과정에서 사건 당시 피해자 청바지에서 이씨의 DNA를 검출하는 등 추가 증거를 찾아내 강간살인 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상고심 선고 직후 피해자 A씨는 “원심이 그대로 확정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다면 징역 20년보다 형이 적게 확정돼 대법원 선고가 날 때까지 계속 불안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범죄 가해자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아야지 생각하겠지만, 범죄 피해자는 20년 뒤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 굉장히 슬프다”고 했다.

피해자 측 남언호 변호사는 “상고 기각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피고인은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중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50세의 나이로 출소하게 되면 재범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남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신림동 강간 살인 사건’ 같은 모방 사건도 낳았는데, 이는 살인이 또 다른 살인을 낳는 잔혹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강력 범죄에 대해서는 반성문 제출, 우발적 범행으로 인한 감형 요소가 아닌 가중 요소를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신림동 성폭행 살인’으로 12일 구속 기소된 최윤종.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검찰에 따르면,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의 피의자 최윤종(30)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지난해 해당 사건 1심을 맡았던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재판부는 이달 18일 열린 ‘부산 또래 살인’ 피의자 정유정 사건 첫 공판기일에서 “저희는 심히 우려스럽다. 신림동 강간 살인사건 이후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림동 피의자(최윤종)가 ‘돌려차기 사건’의 내용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한다”면서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반복적으로 범행 영상이 돌면서 결과적으로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한 명 더 생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향해 “관심을 끄는 보도까지는 좋은데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범행을 유발하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 언론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정유정 사건의 경우 모방범죄를 우려해 ‘비공개’ 재판으로 여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앞서 정유정 측은 지난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모방범죄의 가능성과 국민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을 고려해달라”라며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