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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점도표를 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를 5.1%로 예상했다. 지난 6월 예상했던 4.6%보다 0.5%포인트(p) 증가한 수준이다.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시장과 달리 금리수준을 더 높고 오래(higher for longer) 지속해 물가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 물가, 잡힐 때까지 고금리 유지
사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살펴보면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은 뒤 올해 1월 6.4%, 5월 4.0%, 8월 3.7%까지 떨어졌다. 1년 사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연준이 여전히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긴장을 늦춰 물가가 고착화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950년대 초부터 1960년대 말까지 장기간 물가가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사라지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낮추고 통화량을 늘리는 등 경기부양을 실시했다. 경기부양으로 공급보다 수요가 늘어나자 물가는 상승했고, 때마침 터진 오일쇼크는 물가를 더 치솟게 만들었다. 1965년 1%대를 유지하던 물가는 1971년말 12.3%로 상승했다.
당시 연준은 물가가 올라갈 때 빠르게 금리인상으로 대응하고, 물가가 내려오면 빠르게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물가안정과 경기부양을 모두 잡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물가가 완전히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금리인하는 오히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자극했다. 결국 1970년부터 1978년까지 물가는 평균 9%대를 기록했고, 물가를 낮추기 위해 연준은 금리를 21.5%까지 올려야 했다.
지난 7월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자 "연준은 더 이상의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일시적인 물가 흐름에 따라 금리를 변경해 경기침체가 온 예전과 달리, 물가가 확실히 잡히기 전까진 다소 높은 금리를 지속해 경기침체가 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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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둔화 속도, 예상보다 더딜 듯
이날 파월 연준 의장은 "(유가인상 등) 모든 영향을 평가하고 변수들을 감안하려 하고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현 상황에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워낙 많아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국제유가다. 지난 19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장중 전장보다 1.1% 오른 배럴당 95.47달러에 거래돼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95달러선을 돌파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에너지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지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기대심리,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쳐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며 "고유가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보고 리스크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상황도 변수다. UAW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동시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의 파업이 지속될 경우 자동차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과거를 돌아보면 파업의 경우 생산량, 인플레이션, 고용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얼마나 (파업이) 지속되느냐, 얼마나 손실을 메꿀 수 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다음 회의에서 데이터를 통해 거시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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