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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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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재명, 백현동 200억 환수 방안 보고받고도 '신경 써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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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사업을 통해 최소 200억 원의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민간업자에 유리한 조건 변경을 지시했다고 판단했습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142쪽 분량의 청구서에 이러한 조사 결과를 담았습니다.

검찰은 "2015년 3월경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던 유동규가 민간업자 정바울 측에서 공사가 사업에 참여하면 200억 원을 확정이익으로 제안했다는 사실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이 대표는 용도지역 변경, 공사 사업 참여 배제 등 특혜 제공으로 민간업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공사는 개발이익을 환수하지 못함에 따른 손해를 입는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특혜 제공의 열쇠로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의 오랜 인연을 제시했습니다.

이 대표가 1995년부터 시민운동을 하면서 김 씨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과 가깝게 지냈고, 2005년에는 김 씨에게 "형님, 제가 내년 성남시장으로 출마를 해보려고 합니다"라고 도움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구속영장에 적었습니다.

김 씨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사비로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2014년 지인들을 통해 차명으로 1천만 원을 '쪼개기 후원'하는 등 오랫동안 이 대표를 도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06년 이후 김 씨와 왕래가 없었다던 이 대표의 주장과 상반되는 정황입니다.

검찰은 김 씨가 이런 인연을 통해 김 씨가 성남시 내부에서 '비선 실세'이자 '비제도적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각종 사업 인허가와 공무원 인사에도 영향력을 끼쳤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200억 원 확정이익 제안 사실을 보고한 유 전 본부장에게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은 인섭이 형님이 끼어 있으니 진상이하고 잘 이야기해서 신경 좀 써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구속영장에 적시했습니다.

정 전 실장 역시 성남시 도시계획팀에 "인섭이 형이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고 하니 잘 챙겨줘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또 김 씨가 2016년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이 대표를 위로차 방문했을 때 이 대표가 "형님, 나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위로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대표는 "검찰이 목표를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 간다"며 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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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이화영(60·구속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서도 관련 경과를 수시로 보고받았다고 영장에 적시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대북사업 관련 사안을 '보고했다'는 표현만 17차례 등장합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1월 쌍방울과 북한 사이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논의 결과를 이 대표에게 전화로 보고했는데, 이 대표가 이 자리에 있던 김성태(55·구속기소)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김 회장님 고맙습니다",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합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영장에 담겼습니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같은 해 12월에도 이 전 부지사로부터 방북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고생하셨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담았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측에 '재벌이 될 기회'라고 강조하며 이 대표 방북을 위한 거액의 대북송금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4∼6월 방북 때 북측에 황해도 스마트팜 사업 자금 5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후 대북제재로 어려워지자 김 전 회장과 접촉, "500만 달러를 대납해주면 북한 최고위층과 연결돼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신흥 재벌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쌍방울이 보낸 500만 달러를 받고도 북측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등을 이유로 이 대표 방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방북을 하려면 의전 비용 등 500만 달러를 추가로 보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또다시 김 전 회장을 만나 "이 대표와 동행 방북하면 쌍방울 그룹은 30대 재벌이 무조건 된다.

이재명 방북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며 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쌍방울이 북측에 300만 달러를 추가 송금했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방북을 추진한 배경에 "대북정책의 성과가 차기 대선에 중요한 정치적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김성태를 통해 북측에 지급한 800만 달러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군사비용으로 사용됐거나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실정법 및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을 넘어서 국제안보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그룹 사업 확장을 노리던 김성태를 '해결사'로 활용했고 김성태는 그룹의 명운을 이 대표에게 '베팅'하며 이 대표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다"며 "부패한 선출직 공직자와 부패한 기업인이 결탁한 후진적 정경유착의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 관계자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을 뿐 아니라 북측을 비롯한 누구에게도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하도록 지시, 권유, 부탁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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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 중 거의 3분의 1에 달하는 50쪽을 이 대표 구속 필요 사유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검찰은 백현동 의혹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해 "단순히 범의를 부인하거나 법리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급조한 허위 사실관계를 주장하거나 하급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범행을 부인했던 실무 공무원들은 검찰 수사단계에서 용기를 내 뒤늦게나마 진실규명에 협조했다"며 "이 대표에 대한 불구속 수사는 자칫 면죄부로 비쳐 용기를 내 진실에 협조한 이들에게 허탈감과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고 비난과 보복의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 측이 5건의 경기도 공문을 불법적 방법으로 유출해 검찰 수사 대응 자료로 활용했고 이 전 부지사의 최측근 인사와 가족을 회유·압박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는 징역 11년 이상 36년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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