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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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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野비대위 잡으면 무섭다" "與가 비윤 품으면 큰 위협" [총선 7개월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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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15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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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0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수도권이다. 서울(49석), 경기(59석), 인천(13석)을 합쳐 총 121석으로 전체 지역구 의석(253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데다가 ‘스윙 보터’ 성향이 강한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 밀집한 곳이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수도권에서 103석을 싹쓸이하며 압승했다.

총선이 200여일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중앙일보는 19일 현장 민심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느끼는 수도권 여야 의원 10명에게 현재 총선 판세와 핵심 변수에 대해 물었다. 국민의힘은 5명 중 1명이 ‘국민의힘 우세’를 전망했고, 2명은 ‘박빙’을, 2명은 ‘민주당 우세’를 예측했다. 민주당은 5명 중 2명이 ‘민주당 우세’를, 1명이 ‘국민의힘 우세’를 예상했고, 나머지 2명은 ‘예측 불가’라고 답했다. 큰 틀에서 여야 모두 박빙 승부를 예측하는 안갯속 판세인 셈이다.

공교롭게 상대 당의 승리 예측은 주로 각 당의 비주류에게서 나왔다. 여권의 대표적인 ‘수도권 위기론’ 주창자인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4선) 국민의힘 의원은 “수도권은 민주당이 이긴다”며 “정권 지원론보다 정권 심판론이 훨씬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비명계를 부르는 멸칭)이라고 불리는 이원욱(경기 화성을, 3선) 의원은 “국민의 정치 혐오감이 극대화된 상태라 투표율이 굉장히 낮을텐데, 민주당 이탈층의 정치 혐오감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의 우세를 전망했다.

반면 주류 의원들은 소속 정당의 승리를 내다봤다. 배준영(인천 중·강화·옹진, 초선) 국민의힘 의원은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훼방으로 정부·여당이 정책을 제대로 펼칠 수 없다는 불만이 쌓여 우리 지지층은 오히려 더욱 결집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인 임종성(경기 광주을, 재선) 의원은 “민주당 자체적으로 세부적 여론조사를 했을 때, 경기도에서는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며 “특히 8월을 기준으로 경기도 당원이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현재 판세엔 각자 입장이 조금씩 달랐지만 여야 의원들은 총선 국면에서 가장 위협적인 변수로 ‘상대 정당의 비주류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바꿔 말하면 현재 여야 지도부가 총선을 이끄는 건 상대 정당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웅(서울 송파갑, 초선) 국민의힘 의원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뒤 대구에 출마하면 우리 당은 100석이 무너질 수도 있다”며 “(코인 투자 논란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남국 의원과 이미지가 반대인 박용진·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이 두려운 상대”라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사법 리스크’에 빠진 이재명 대표 대신 김부겸 전 총리와 같은 온건파를 간판으로 내세워 총선을 치르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국민의힘에서도 이같은 민주당의 쇄신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상현 의원도 “12월 말 이후 이재명 대표가 대표직을 던지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집권의 기틀을 만들어 놓은 뒤, 사면복권을 노릴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의 ‘포스트 이재명 체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욱 의원은 “2030 남성이 민주당에 등을 많이 돌렸다”며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쓴소리하는 사람을 품어낸다면 우리 당에 위협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4선) 민주당 의원은 “중도적이면서도 감각이 있는 젊은 사람이 나오면 민주당에 위협적일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론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그들에겐 공천을 안 줄 걸로 본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선거의 핵심 변수인 민생 문제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금융인 출신의 김병욱(경기 성남 분당을, 재선) 민주당 의원은 “제일 중요한 건 경제”라며 “세수 부족 문제와 가계 부채 급증,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투자·생산·소비가 줄어드는 흐름이 총선까지 지속되면 그때 민심이 결정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 출신으로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석준(경기 이천, 재선) 의원도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밀려온 2030 유권자들은 수도권 광역교통망 해결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일자리와 경제 문제 해결의 비전을 제시하는 당을 뽑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영·강보현·전민구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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