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중대재해법 개정 시급…실질적 대안 마련해야”

경총, 중대재해법 개선방향 토론회 개최

“중대재해법, 기업 존립 위협하는 혼선 야기”

임우택(왼쪽부터) 경총 안전보건본부장, 최진원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영현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서용윤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류기정 경총 총괄전무. [경총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개정을 촉구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대재해법의 모호한 규정에 따른 현장 혼선, 과도한 처벌 등 부작용이 확산하는 만큼 서둘러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중대재해법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중대재해법이 몇 개월 뒤면 시행 2년을 맞이하는데 사망사고 감소 효과는 크지 않고, 혼선만 가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정부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내년부터 법을 적용받는 68만개(5~49인) 소규모 기업은 여전히 중대재해법 이행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이대로 법이 시행된다면 중대재해를 발생시킨 사업주는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고, 해당 기업은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중대재해법 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며, 이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을 2년 연장하고, 경영자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합리적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중대재해법에 불명확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아 수사기관과 법원의 자의적 법 집행·해석이 횡행해 산업현장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며 “기소와 처벌이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어 내년에 법을 적용받는 50인 미만의 영세업체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복되는 내용이 많은 중대재해법의 본질적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법안을 폐지하거나 예측·이행할 수 있고 실효성 있는 법으로 대대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용윤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역시 “실태조사 결과 50인 미만 사업장은 대부분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안전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규모 기업의 법 준수 환경과 처벌의 효과성을 검토해 중대재해법 적용방안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노동법령상 안전관리자 선임 및 안전보건관리규정 작성, 30인 미만은 노사협의회 구성, 10인 미만은 취업규칙 제정 의무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영세업체들이 중대재해법에서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정부의 감독과 효과적인 지원 사업 마련, 안전관리 전문인력 수급 확대, 초소규모 공사(1억원 미만)에 대한 예방지도 정책을 통해 소규모 기업의 안전관리 전문성 부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총 관계자는 “법 적용을 2년 더 늦추는 중대재해법 개정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며 “법 시행 후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법률개정안 마련과 입법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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