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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최강욱 3년8개월만에 유죄 확정… 임기 80% 채우고 의원직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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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아들 허위 인턴확인서’ 발급

징역 8개월-집유 2년 원심 확정

대법 “정경심 PC 증거능력 있다”

崔, 내년 총선 등 2년간 출마 못해

동아일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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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로펌 인턴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국회의원직을 잃었다. 최 의원이 2020년 1월 재판에 넘겨진 지 3년 8개월 만이다.

집행유예 기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이 늦어지면서 최 의원은 국회의원 임기를 80% 이상 채웠다.

● 대법 “정경심이 맡긴 하드디스크 증거능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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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8일 최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등 9명의 다수의견으로 최 의원의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최 의원이 써준 로펌 인턴 확인서가 허위라는 사실은 올 2월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입시비리 혐의 1심 판결 등에서 여러 차례 확인됐다. 남은 쟁점은 정 전 교수 자택 PC에서 나온 하드디스크 등 저장매체 3개에 들어있던 인턴십 확인서와 문자메시지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였다. 하드디스크 등은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씨가 정 전 교수의 부탁을 받고 보관하다가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임의제출했다.

최 의원 측은 ‘실질적 피압수자’가 조 전 장관 부부인데 임의제출 당시 이들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으므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물론이고 대법원까지 모두 “증거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정 전 교수가 하드디스크의 존재를 은폐할 목적으로 김 씨에게 은닉을 지시한 만큼, 하드디스크의 지배·관리처분권을 김 씨에게 양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하드디스크 등은 김 씨의 증거은닉 혐의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며 “검찰의 참여권 보장 과정에 위법이 없다고 본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반면 주심인 오경미 대법관과 민유숙 이흥구 대법관은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파기 환송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최 의원 사건은 지난해 6월 대법원에 접수됐고, 같은 해 9월 1부에 배당됐다. 하지만 주심인 오 대법관이 1년 가까이 붙잡고 있다가 6월에야 전원합의체로 넘겼다. 대법원은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판례를 변경해야 할 경우 대법관 회의를 거쳐 전원합의체로 넘긴다. 이를 두고 법원 안팎에선 ‘지나치게 시간을 끌다가 최 의원이 임기를 거의 다 채우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건은 김선수 대법관이 최 의원과의 개인적 인연을 이유로 사건을 회피해 24일 퇴임하는 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이 참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김 대법관과 최 의원은 2017년 ‘권력과 검찰’이라는 책을 함께 펴낸 인연이 있다.

● 조국 ‘입시 비리’ 재판에도 반영될 듯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형이 실효될 때까지 피선거권을 박탈하도록 한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최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집행유예 기간인 2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도 나갈 수 없게 됐다.

최 의원은 2020년 총선 때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인턴확인서가 사실이라고 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의 재판도 받고 있는데, 1심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최 의원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하지 않은 말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2심이 진행 중이다. 1심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현재 진행 중인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의 ‘입시 비리’ 사건 항소심 재판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 부부는 1심에서 최 의원과 마찬가지로 하드디스크 등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선고 후 최 의원은 “그간 무분별하게 이뤄져 온 압수수색 절차나 피의자 인권 보장과 관련해 진전된 판결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헛된 기대가 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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