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비판 "공화국 대통령 종교행사 참석 안돼"
엘리제궁 "모든 종교와 관계 유지하는 건 정교분리 위배 아냐"
지난해 10월24일 바티칸에서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크롱 대통령.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23일 남부 마르세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하기로 해 진보 진영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정교분리' 원칙을 강조하며 새 학기에 맞춰 무슬림 여성들이 입는 긴 드레스 '아바야' 착용을 금지하더니 기독교 행사에는 왜 가냐는 것이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14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23일 미사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엘리제궁 관계자는 AFP 통신에 이번 미사는 "대중적인 행사"이자 "축제"가 될 것이라며 프랑스의 정교분리는 "공화국이 모든 종교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까지 배제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미사에 참석하더라도 영성체하진 않을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은 일간 르피가로에 대통령이 과거에도 유대교 회당을 방문하거나 이슬람 라마단 기간 금식에 참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좌파 진영에선 당장 비판이 쏟아졌다.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알렉시스 코르비에르 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공화국 대통령은 종교 행사에 참석해선 안 된다"며 "정교분리 원칙은 종교에 따라 달라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장뤼크 멜랑숑 대표도 엑스에 "미사 중 야유가 쏟아진다면 그건 교황이 아니라 대통령을 향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2일 마르세유에 도착해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교회 밖에서 유럽 땅을 밟으려다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이주민들을 추모한다.
이튿날인 23일 벨로드롬 경기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고, 일주일간 이주·빈곤·기후 변화를 주제로 열린 주교 모임을 마무리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사 전 교황을 비공개로 면담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는 건 2017년 집권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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