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혼란 없었으나 이용객 불편·물류 차질 피하지 못해
화물업계 "운송 대안 강구 중"…노조 "시민 편익 위한 투쟁"
철도 파업 첫날 대전역 |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나흘간 한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인 14일 큰 혼란은 없었지만, 줄어든 열차 운행으로 인한 승객 불편과 물류 차질은 피하지 못했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고속철도(KTX) 투입을 골자로 한 공공철도 확대를 요구하며 전국 각지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 "예매 열차 갑자기 취소 알림에 당혹"…이용객 불편 속출
철도노조 파업 첫날 출근길에 나선 일부 시민은 "예매한 열차의 운행이 갑자기 중지됐다는 알림이 떴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원 춘천에서 ITX청춘 열차를 타고 수도권까지 이동하는 시민들은 당장 출근길과 귀갓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철도노조 파업, 운행 중지 열차 안내 |
경남 창원 중앙역에서 급하게 짐을 싸던 한 열차 이용객은 "업무차 창원에 방문했는데 파업 돌입 소식을 듣고 급하게 기차표를 다시 예매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울산역에서도 한 시민은 "파업인 줄 모르고 평소 시간표만 보고 나왔는데 열차가 제때 오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며 난처해했다.
열차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기는 했지만, 전국 대부분 철도 역사는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 절반으로 떨어진 물류량…"실제 파업 전환할까 걱정"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는 파업 첫날 철도 수송이 평시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대당 6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왕복 운반할 수 있는 철도 수송이 10대에서 5대로 줄면서 하루치 물류 총량이 600TEU에서 300TEU로 급감했다.
다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물동량이 줄어 최근 적재율이 60∼70% 수준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줄어들 화물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멈춰 선 화물열차 |
철도파업으로 인한 긴장은 시멘트 제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그러면서 "철도 운송이 불가할 경우에는 비용 부담이 생기더라도 육상 운송 등 대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대제철 포항공장 등이 입지한 경북 포항 철강산업단지도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포항 철강기업들은 철도운송 의존 비율(20%)이 낮아 당장 조업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추가 파업이 발생할지 우려한다.
◇ 노조 "열차 안전과 시민 편익 지키기 위한 투쟁"
철도노조는 이번 파업이 열차안전과 시민편익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고 설명한다.
노조는 수서행 고속철도(KTX) 투입 등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성실 교섭 등을 촉구하며 경고성 파업에 나섰다.
파업에는 필수 유지인력 9천여 명을 제외한 조합원 1만3천여 명이 참여했다.
철도노조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의 입장을 지켜보며 제2차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실제 파업에 들어간다면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수서행 KTX도 운행하라" |
노조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원만한 해결을 위해 준법투쟁을 연기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을 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다"며 "전날 막판 교섭까지 했지만 합의 타결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파업은 열차의 안전과 시민 편익을 지키는 투쟁"이라며 "불합리한 철도 쪼개기를 저지하고, 시민 불편을 해소할 유일한 대안인 수서행 KTX를 쟁취해 시민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9시 전국에서 지부별 총파업 출정식을 연 철도노조는 오후에는 서울·부산·대전·영주·광주송정역 등 전국 5개 거점에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를 이어갔다.
(강태현 권준우 김상연 김준호 나보배 손대성 심민규 윤관식 이주형 정종호 정회성 차근호 허광무 기자)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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