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자가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 화물열차가 줄지어 서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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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나흘간의 시한부 파업에 돌입한 첫날 수도권 전철의 운행률이 평시 대비 83%까지 떨어졌다. 또 KTX는 76.4%,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일반 여객열차는 68.1%로 더 낮은 운행률을 기록했다. 반면 파업과 무관한 수서고속열차(SRT)는 정상운행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열차 운행은 오후 3시 기준으로 평시대비 76.4%에 그쳐 승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파업참가율은 21.7%로 지난 2019년 파업 당시 첫날 파업참가율(22.8%)보다 다소 낮았다.
감축 운행은 화물열차가 가장 심각해서 운행률이 평시보다 74% 가까이 떨어진 26.3%였다. 이 때문에 시멘트 등 평소 철도를 이용하던 화물 운송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다만 국토부와 코레일은 출퇴근 시간대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도권전철은 출근 때는 평시대비 90%, 퇴근 때는 80% 이상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감축 운행으로 열차 운행 간격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이용객 불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14일 서울 중구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에서 철도노조 파업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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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여름 기상이변에 따른 열차 지연과 운행 차질로 불편을 겪은 국민께 다시 한번 심려를 끼치게 된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또 “이번 파업은 수서행 KTX 운행과 고속철도 통합 등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정부정책 사항을 핵심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정당성이 없다”며 “파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불법행위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4일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수서행 KTX 운행, KTXㆍSRT(수서고속철도) 연결 운행을 내용으로 하는 ‘공공철도 확대’와 ‘4조 2교대 전면 시행’, 그리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특히 철도노조가 중점을 두는 건 수서행 KTX 운행이다. 앞서 이달 1일부터 수서고속철도(SR)가 전라선과 동해선, 경전선을 새로 운행하게 되면서 열차 부족으로 인해 기존 경부선 운행을 줄여야 했다.
대신 국토부는 코레일이 서울역에서 부산을 오가는 KTX의 운행을 하루에 왕복 3회씩 늘리도록 했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수서역을 오가는 SRT 운행이 줄어든 만큼 KTX를 서울역이 아닌 수서역에 넣어야 승객 불편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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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KTX와 SRT를 연결해서(중련 편성) 운영하는 걸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현재 10%가량 저렴한 SRT 요금을 KTX와 동일하게 맞추라는 것도 요구사항 중 하나다.
하지만 국토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SRT 운행 노선 확대 등은 정부정책으로 협상대상이 될 수 없는 데다 지난해 거버넌스위원회를 거쳐 당분간 철도 경쟁체제를 유지키로 한 상황에서 철도노조의 일방적인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SR은 열차가 부족하기 때문에 KTX를 수서역에 넣을 경우 반대로 서울역에 SRT를 넣어서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며 “중련편성도 양쪽의 고속열차가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안전과 기술 측면에서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선 수서행 KTX를 허용할 경우 철도노조가 이를 고속철도 통합 요구의 빌미로 활용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민의 편리한 열차 이용과 동떨어진 국토부의 철도정책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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