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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러 곡물·석유 무기화에…美 물가 다시 고개 "8월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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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 전년대비 상승률, 7월보다 0.5포인트 올라…근원 CPI는 4.3%↑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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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보다 3.7%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전문가 예상치를 0.1%p, 전월의 전년비 상승률(3.2%)을 0.5%p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이 현 상태에서 한동안 유지되면서 미국 중앙은행 목표치인 2%까지 내려오는 데는 시간이 걸릴 거라는 예상대로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통계국에 따르면 8월 CPI는 전월보다는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재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와 곡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전이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탈퇴해 식량자원을 무기화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다시 감산 동맹을 맺어 유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으로 인한 결과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비 4.3%를 기록해 예상치와 같은 결과를 보였다. 8월 헤드라인 CPI가 상승한 것은 식품과 유가 상승에 기인했다는 원인을 방증하는 셈이다. 에너지 가격은 휘발유가 이 기간 10.6% 급등하면서 월간으로 5.6%나 상승하면서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헤드라인 CPI 상승은 이달 실질평균 시간당 소득을 0.5% 감소시켰다. 식품 가격은 이 기간 0.2% 올랐고 CPI 가중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0.3% 상승했다. 항공료는 4.9% 올랐고, 중고차 가격은 1.2% 하락했다. 두 항목 모두 월간으로는 하락했다.

하지만 근원 CPI 역시 전월비로는 0.3%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인 0.2%를 살짝 웃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재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내용대로 지표가 도출되고 있다. 연준은 이런 배경에서 내년 초까지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접어두라고 조언한 바 있다. 한동안 고금리를 유지해 물가상승을 제대로 누르지 않을 경우 인플레 재발에 따른 비용이 그간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기를 반영하는 노동시장의 수요는 아직까지 식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실업률이 3.8%로 한 달 만에 0.3%p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레저 및 접객업 분야의 고용 수요가 충분한 상황이다. 물론 연준은 베이지북을 통해 여름 휴가철에 몰린 이런 수요가 하반기에 급격히 냉각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나 미국 대기업들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로 재고용에 따른 기회비용을 우려해 대량해고를 않고 있는 점이 노동시장의 수급을 타이트하게 만들고 있다. 연준은 실업률이 갑자기 4~5% 이상으로 치솟지 않는 한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물가안정에만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금리인하 기대는 내년 여름께나 충족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내년으로 추정되는 금리인하보다는 9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와 11월 금리결정을 더 우려하고 있다.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아직까지 낮은 편이다. 8월 데이터가 예상을 다소 웃돌았지만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신 9월과 10월 물가 지표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실업률이 급격히 높아지지 않는다면 11월 금리 추가상승 가능성은 커진다. 최근 기술주 랠리가 잦아들고 증시가 횡보세를 보이는 이유도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기인한다.

CME페트와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9월 금리동결 확률을 90% 이상으로 추정하지만 11월 인상 확률은 약 40%를 예상하고 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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