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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이슈 검찰과 법무부

이재명 “檢 증거없이 형식적 질문만”… 檢 “증거 충분” 곧 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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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의혹’ 4시간반 추가 조사

李 “중대범죄 지을만큼 어리석지 않아”

체포동의안 21일 표결 가능성 커

이화영 ‘李대표에 보고’ 진술 번복… 재판부 “다시 변동 될수도” 채택 보류

동아일보

수원지검 청사 나서는 이재명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2일 오후 수원지검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며 기다리던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수원지검 청사엔 단식 13일째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감안해 구급차가 배치되고 의료진이 대기했다. 수원=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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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두 번째로 불러 제3자 뇌물 혐의 조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단식 13일째인 점을 고려해 속전속결로 조사를 진행했고, 4시간 반 만에 조사가 끝났다.

조사를 마친 이 대표는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이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검찰은 “조사에서 인적·물적 증거를 충분히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추석 전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검찰, 속전속결로 조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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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12일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약 1시간 50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1차 조사 때 못 물어본 질문지 50여 쪽을 30여 쪽으로 다시 압축했고, 이 대표가 힘들어하자 상당 부분을 더 생략한 채 핵심만 조사했다고 한다. 다만, 제한된 시간 때문에 재판 조서와 경기도 문건이 유출된 ‘사법 방해’ 의혹은 묻지 못했고, 쌍방울의 ‘쪼개기 후원’ 의혹도 일부만 조사했다.

이 대표는 조사 직전 입장 발표 때 중간중간 말을 잇기 힘들어하는 등 건강 상태가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이 대표가 대화 도중에도 잠깐 존다거나 가끔 시야가 흐려지는 등 체력적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조사 직전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에게 100억 원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는 중대 범죄를 저지를 정도로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조사를 마친 후에는 “형식적 질문을 위해 두 번이나 신문하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작성된 2차 조서에는 서명했지만 9일 작성된 1차 조서는 읽던 중 서명하지 않고 퇴실했다. 이 대표 측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북한에 쌀을 지원하자고 한 부분에 대해 이 대표가 ‘황당하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전 부지사가 황당하다는 게 아니라 상황 자체가 황당하다고 한 것”이라며 “조서에서 취지를 왜곡했고, 이 내용이 언론에 나가며 책임을 떠넘기는 부도덕한 인물처럼 묘사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도 12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 “쌍방울 대북송금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검찰 진술을 번복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굉장히 중요한 분(이 대표) 조사를 앞두고 도움을 주기 위해 부랴부랴 의견서를 낸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재판부도 “증거 의견이 (다시) 변동될 수 있다”며 의견서 채택을 보류했다.

● 체포동의안 21일 표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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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의혹 조사를 마친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병합해 빠른 시일 내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을 회기 중에 체포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검찰은 최대한 빨리 영장을 청구할 계획인데 이에 따라 21일 또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검사 탄핵’까지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수원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검사 탄핵 이야기가 나왔다”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검찰의 탄압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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