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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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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재명 위해 진술 번복" vs 이화영 측 "검사 고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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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증거의견 판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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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12일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46차 공판을 열었다./사진=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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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시형 인턴기자] 쌍방울 대북송금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최근 검찰의 압박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관한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하자 검찰이 이 전 부지사의 진의가 맞는지 의심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수사 검사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12일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을 받는 이 전 부지사의 46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재판부가 지난 7일 제출한 증거 의견서에 대해 "피고인(이화영)과 협의했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 변호사를 통해 언론에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검찰의 압박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해 허위 진술을 했다'며 같은날 재판부에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한 증거 채택을 거부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전 부지사는 편지에서 "이 대표와 관련해 검찰에서 작성한 신문 조서는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에게 이재명 지사의 방북비를 포함한 대북송금을 요청한 적이 없고 이 지사에게 보고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쌍방울그룹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및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방북비 등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를 모두 부인해오던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이재명 지사의 방북 추진을 요청했고,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서증조사를 할 때까지 증거의견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증거 결정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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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제출한 증거의견서를 두고 "과연 피고인(이화영)의 진의가 맞느냐"며 이재명 대표의 검찰 조사를 앞두고 그를 겨냥해 서둘러 의견을 제출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이화영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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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중요한 분' 조사 앞두고 서둘렀나" vs 변호인 "검찰 요청으로 제출"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제출한 증거의견서를 두고 "과연 피고인(이화영)의 진의가 맞느냐"며 이재명 대표의 검찰 조사를 앞두고 서두른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의 요청 때문에 급하게 의견서를 낸 것"이라며 받아쳤다.

검찰은 "김 변호사는 새로 선임된 재판 첫에 바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임의성이 없다'고 밝혔는데, 사건 기록이 방대해 국선변호인들도 기록 검토를 아직 다 못한 상황"이라며 "조서를 정말 다 본 것이 맞느냐, 과연 피고인(이화영)의 진의가 맞느냐"고 따졌다.

지난 주말 이재명 대표의 검찰 조사가 이뤄진 점을 겨냥하며 "굉장히 중요한 분의 조사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부랴부랴 의견을 낸 게 아닌가"라며 "이게 과연 피고인을 위한 건지 다른 사람을 위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검찰의 요청' 때문에 급박하게 증거인부서를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급하게 낼 생각이 없었으나 검찰이 직접 전화를 해 의견서를 빨리 내달라고 요청해 급박하게 증거인부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사선변호인을 어렵게 선임해 증거인부를 했더니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하는건 증거를 동의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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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출석에 앞서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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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진술 번복, 이화영에게 불리" vs 변호인 "자체가 회유와 압박"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이 이 전 부지사에게 불리하다고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그 자체가 회유와 압박"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검찰 조서의 임의성을 부인한다는 진술은 이 전 부지사에게 굉장히 불리하다"며 "부인하는 조서에 '방북비' 관련 내용 뿐 아니라 '북한에 경기도지사(이재명) 명의로 보낸 공문'도 있다"며 "정말 전혀 보고 없이 혼자 독단적으로 한 게 맞느냐"고 재차 캐물었다.

반면 김 변호사는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불리하다고 말한 자체가 회유와 압박"이라며 "현직 변호인인 제 신분에 대해 (민주당 소속 도의원이라며) 문제제기를 하는 것도 상당한 압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이 피의자 신문조서의 내용을 유포한 것 역시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구속 이후 변호인 접견이 200회 넘게 이뤄졌고, 절차와 관련한 이의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변호인을 만나는 것과 회유·압박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변호인을 만나는 건 피고인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 검찰 "언론 공개, 형소법 위반" vs 변호인 "강요죄 고발 검토"

검찰은 김 변호사가 증거 의견을 취재진에게 먼저 공개했다고도 문제삼았다. 검찰은 "재판부는 피고인 측에게 증거의견을 직접 들어야 한다"며 "김 변호사가 언론에 먼저 얘기한 건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변호사는 "진술에 모순이 있어 곧 이 전 부지사가 의견을 표명할 거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증거인부도 먼저 취재진들의 질문이 있어 굳이 인부를 해야한다고 하면 부인하는 취지'라고 밝힌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소송행위에 대한 부분이 외부에 먼저 노출되면 재판의 독립성에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에 "별건조사를 하겠다고 기소돼 재판 받고 있는 사람을 50회 이상 신문하는 건 비상식적"이라며 "구속된 이후 검찰에 필요 이상으로 불려가는 사건이 역사상 어디 있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강요죄'로 수사검사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도 '사실상 이재명의 참고인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가 검찰 회유 압박의 핵심 증거인 비망록을 공개하는 건 주저하고 있지만 비망록을 받으면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 공판은 19일 열린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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