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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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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차 검찰 출석…"중대범죄 저지를 만큼 어리석지 않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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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의혹' 관련 3일만에 재출석…"증거 제시하는지 보겠다"

검찰, 도지사 방북비 대납 등 신속·집중 조사해 이날 종결 방침

연합뉴스

수원지검 재출석하며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9.12 [공동취재] xanadu@yna.co.kr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류수현 기자 =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검찰에 2차 출석했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및 대북송금 의혹 1차 조사에 이은 여섯번째 검찰 조사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1분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후문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린 뒤 지지자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지난 9일 1차 조사 때보다 더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타고 온 차에 다시 올라타 청사 앞으로 이동한 후 취재진을 향해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북한에 방문해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 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가한테 1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지 한 번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주제를 바꿔가며 일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검찰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해 수백번 압수수색하고 수백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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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리는 이재명 대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9.12 [공동취재] xanadu@yna.co.kr


그러면서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 없다"며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조금 더 주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소 지친 듯한 목소리로 4분여간 천천히 입장을 밝혔다.

"스마트팜 대북사업 관련 공문을 읽지도 않고 결재만 했느냐. 승인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단호한 어투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북한의 인도적 지원을 핑계 삼아 도지사 방북이 성사되도록 스마트팜 지원, 15억원 상당의 묘목 및 밀가루 지원, 쌀 10만톤 추가 지원 등 대북 지원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지사 방북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한 것이며, 여기에 소요되는 상당수 비용을 김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부담하게 했다는 것이 이 대표가 받는 제3자뇌물혐의 골자다.

이 대표는 지난 1차 조사에서 그동안의 검찰 조사 때와는 달리 일부 질문에 길게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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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수원지검 2차 출석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9.12 [공동취재] xanadu@yna.co.kr


질문 요지에 벗어난 진술이 많았는데, 도지사 결재가 된 경기도 공문이나 쌍방울의 대북사업 추진 문건 등이 제시되자 "이화영이 독단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며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에 대해선 "부패한 사업가며 조폭 출신이다. 그런 사람과는 안 만난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에는 박상용(42·38기) 검사가 투입됐다. 변호인으로는 고검장 출신 박균택(21기) 변호사가 입회했다.

검찰은 이 대표 건강 상태를 고려해 질문지를 약 30쪽으로 대폭 축소해 준비했다. 조사를 3시간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2차 조사에선 경기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 대납, 이 전 부지사 재판과 수사를 둘러싼 사법 방해 의혹,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쪼개기 후원금 의혹 등을 추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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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이재명 대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9.12 [공동취재] xanadu@yna.co.kr


1차 조사 때 거부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서명 날인 의사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여러 변수로 이 대표 조사가 다 이뤄지지 않더라도 추가 소환 없이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검토에 바로 돌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대표 출석 직후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이 대표의 건강 상황을 고려하여 주요 혐의에 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집중 조사해 오늘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원지검 청사 주변에는 더민주혁신회의 회원 등 이 대표 지지자 250여명과 보수 성향 단체 애국 순찰팀 30여명이 모여 맞불 집회를 했다.

양측간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사 주변에 인력 490여명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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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 든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하는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3.9.12 [공동취재] xanadu@yna.co.kr


young86@yna.co.kr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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