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조폭 출신 기업가에게 대신 돈 내라고 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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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25분께 수원지검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 번 보겠다"며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등 주제를 바꿔가면서 일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검사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해서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수백 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그리고 제가 검사에게도 질문했지만,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한테 100억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라며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 제거나 폭력적 지배를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이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아시아를 발판으로 변해가는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조금 더 주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다"라고 말한 뒤 청사를 향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한테 대북 송금 들은 바 없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조사에서 검찰이 이 대표에게 확인할 내용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북측이 요구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의혹 ▲검찰 수사와 재판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사법 방해 의혹 ▲김 전 회장으로부터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의혹 등이다.
이 대표에 대한 조사가 오후 부터 시작된 탓에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된 조사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사가 지연될 것을 고려해 준비한 질문 내용 중 핵심사항을 추려 조사를 진행, 남아 있는 의혹 전반을 확인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첫 조사 때와 동일하게 송민경 부부장검사와 박상용 검사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1차 조사 때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았던 만큼 2차 조사 때도 영상녹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혐의와 합쳐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관심은 영장 청구 시기에 모아진다. 문제는 단식 13일 차에 접어든 이 대표의 건강 상태다.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건강 상태가 악화돼 조만간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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