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예산 반영 매주 시위할 것"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1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열차에 탑승하려 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하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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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1일 지하철 출근길 탑승시위를 재개했다. 이들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장애인 권리 예산이 삭감됐다는 이유를 들어 매주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전장연 측 시위 방식에 불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15분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2024년 장애인권리예산 쟁취 및 오세훈 서울시장 혐오정치 고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시위에는 휠체어를 탄 15명 등 전장연 활동가 50여 명이 참여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 권리 예산을 보장해달라고 정부에 수차례 외쳤으나 오히려 저상버스 등 관련 예산이 삭감됐다"며 "(시위를 하지 않으면) 장애인을 고립하고 시설에 가두는 정책밖에 안 나오니 시민들에게 상황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 여파로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호선 내선순환은 10분, 외선순환은 15분 정도 지연 운행됐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기자회견 전 당산역, 회견 후 시청역에서 열차 탑승을 시도했으나 교통공사 측이 지하철 보안관 50여 명을 투입해 막아섰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경찰, 공사 직원들과의 실랑이 끝에 시청역에서 오후 9시쯤 열차 탑승에 성공했다. 이들은 객차 안에서도 장애인 교통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지만, 무정차 통과나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장연 측은 2호선 신림역까지 이동한 뒤 다시 돌아와 서울 중구 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일자리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돼 187명이 내년부터 일자리를 잃게 됐다"며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18일에도 지하철 탑승시위를 진행하기로 해 서울시와의 마찰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단체는 예산안 반영을 위해 정부와 대화하겠다며 1월 20일부터 약 8개월간 출근길 탑승시위를 중단했다. 양측은 현재 여러 송사로 얽혀 있다. 교통공사는 전장연을 상대로 3차례에 걸쳐 7억8,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전장연 측도 경찰의 폭력적 연행 등을 문제 삼아 7일 국가를 상대로 3,000만100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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