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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검찰과 법무부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서 ‘대장동’ 지우려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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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형, 특수목적 법인 통해 대출 알선 수수료 챙긴 사건

검찰 “대장동 대출은 수사 본류 아니라서 수사 안 했다”

조씨, 대장동 시행사서 수수료 받아…검 주장 설득력 약해

경향신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8일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준비기일 출석을 위해 서울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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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7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때 대장동 대출 건은 수사하지 않았다며 “당시 대장동 대출 건은 수사 본류(대상)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수사 본류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이곳에 불법대출한 사안인데 대장동 대출 건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인척인 조우형씨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차명으로 만든 SPC를 통해 대장동 시행사 측에서 불법대출 알선 수수료를 받았다. 부산저축은행 측 SPC를 통해 범행이 이뤄진 것이다. ‘대장동 대출 건은 SPC를 통한 불법대출이 아니어서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검찰의 주장에 의문이 남는다.

1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조씨 공소장을 보면, 이강길 당시 씨세븐(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는 2009년 8~9월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조씨를 소개받았다. 이 전 대표는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155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특정 사업을 담보로 대출해주고 사업 수익금으로 대출금을 돌려받는 금융 기법) 대출을 받기로 하고, 조씨가 운영하는 뮤지엄과 에이디디앤씨 명의 법인계좌로 2009년 11월~2010년 3월 총 10억3000만원을 보냈다.

조씨는 2021년 10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차명으로 만든 SPC로 대출 알선 수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한 뮤지엄과 에이디디앤씨가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차명으로 세운 SPC이고, 자신이 이름만 빌려준 소위 ‘바지사장’이었다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에서 입건을 피한 조씨는 2015년 수원지검 수사에서 대장동 시행사 측에 1155억원의 PF 대출을 끌어다주고 10억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조씨의 알선수재 범행도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의 차명 SPC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검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검 중수부는 2009~2010년 6100억원이 대출된 인천 효성동 도시개발 SPC와 2007년 770억원이 대출된 용인 상현동 아파트 시행 SPC 등 다른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자들은 기소했다.

검찰은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조씨 혐의에 대한 수사 단서조차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별개 단서로 조씨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이다.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0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에 대해 “압수한 회계자료를 살펴보다 ‘금융자문수수료’라는 계정을 발견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의 주요 수사 단서가 ‘금융자문수수료’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씨는 부산저축은행에 금융자문수수료 300억원을 끌어왔음에도 수사를 받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SPC에 불법대출한 건이 주요 수사 대상이었고 대장동 사업장은 그 SPC에 포함이 안 됐다. 대장동 대출 건은 예금보험공사의 부실채무기업 조사 과정에서 수사 의뢰된 것”이라며 “당시 (대검 중수부) 관계자나 수사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조씨는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계좌추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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