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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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가 세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효과 때문이어서 ‘불황형 흑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수출이 4분기 반등하며 경상수지도 흑자폭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가 변수로 떠올라 향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보면 올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달러(약 4조7811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적자 이후 5~7월 3개월째 흑자기조가 유지됐다. 다만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65억7000만달러)과 비교해 약 77%나 급감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가 지난해 5~7월 이후 1년만에 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는 점, 올해 들어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전년 동월 수준을 웃돌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경상수지는 17억달러 흑자였다.
7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42억8000만달러 흑자로 4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수출(504억3000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8%(87억9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9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석유제품(통관 기준 -41.8%), 반도체(-33.8%), 화학공업 제품(-16.4%) 등이 부진했다.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5.7% 증가했다.
수입(461억5000만달러)은 22.7%(135억9000만달러) 줄어 감소액이나 감소율이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35.7% 급감했다. 또 자본재 수입도 12.5% 줄었고, 곡물(-20.3%)과 승용차(-19.2%) 등 소비재 수입 역시 12.1%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6월(-26억1000만달러)보다는 적자가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급증했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여행을 나가는 사람이 늘면서 여행수지(-14억3000만달러) 적자폭이 전년 동월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운송수지 흑자(9000만달러)는 지난해 같은 달(14억7000만달러)보다 13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2000만달러 흑자였지만, 흑자규모는 6월(48억5000만달러)보다 줄었다. 특히 배당소득 수지 흑자규모가 한 달 사이 42억3000만달러에서 25억6000만달러로 줄었다.
한은은 수출이 4분기 플러스 전환에 성공하면 경상수지 흑자폭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반등을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부장은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에 대해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에 경제가 좋다고 할 순 없지만, 경기가 둔화하다 회복되는 상황이지 불황에 빠진 상황은 아니다”라며 “4분기 수출이 플러스 전환되면 이 부분이 분명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국제유가도 변수로 지목된다. 국제유가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 가장 크게는 원유 수입액을 늘려 상품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부장은 “아직까지는 국제유가 상승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지속된다면 경상수지 흑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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