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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산업생산과 소비동향

자존심 구긴 '제조업 강국'...獨 산업생산 3개월 연속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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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산업 상징' 자동차 생산 9% 급감

'에너지가격 상승·노동력 부족' 구조적 악재

300조원 법인세 감면에도 "하반기 더 나쁠 수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제조업 강국’이란 명성을 자랑했던 독일의 산업 생산이 석 달째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았다. 독일 정부는 부양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 노동력 부진 등으로 인해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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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작센주 폭스바겐 자동차 공장.(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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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통계청은 지난 7월 독일의 산업 생산(잠정치)이 전달보다 0.8% 줄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독일의 산업 생산은 지난 5월부터 시작해 석 달 내리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7월에는 로이터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0.5%)보다 더 큰 폭으로 산업 생산이 줄었다.

부문별로 봐도 자본재(-2.9%)와 중간재(-0.7%), 소비재(-1.0%)를 가리지 않고 생산이 감소했다. 특히 독일 산업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생산량은 9% 가까이 감소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산업 생산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비관론자조차 우려스러울 정도”라고 FT에 말했다.

최근 독일 경제는 겹겹의 악재에 쌓여 있다. 연초 한풀 꺾이는 듯했던 에너지 가격이 산유국들의 감사 조치로 다시 고개를 들면서 기업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숙련 노동자 부족 현상은 임금 상승과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핵심 수출시장이던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하면서 독일 제조업에까지 후폭풍이 일었다.

독일 정부도 경제 활력을 되살릴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독일 연립내각은 지난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4년에 걸쳐 총 320억유로(약 46조원)에 이르는 법인세를 감면해주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에너지·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2120억유로(약 304조원) 규모 기후변화기금 조성,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부양책에도 독일 경제의 부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 평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노동력 부족 등 독일 경제 발목을 잡고 있는 구조적 악재들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7월 독일 제조업 신규 주문이 전달보다 10.7% 급감한 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극성을 부리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프란치스카 팔마스 캐피털이노코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수주 잔고가 여전히 많지만 계속 줄고 있어 더 이상 생산을 견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 산업 생산이 더욱 감소해 독일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마르틴 애드머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도 “7월 산업 생산 감소 폭이 더 커진 데다가 제조업·건설업 심리가 최저점을 기록하면서 3분기 독일 경제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독일 경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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