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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00달러 돌파?…'빅 스파이크'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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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감산 충격에 브렌드유 90달러 돌파

중국 경기 부진에 수요 위축 하방압력

이란·베네수엘라 증산은 변수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6일 서울 강서구의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나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5주차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리터)당 1744.9원으로 전주 대비 4.2원 상승했으며, 경유 판매가격도 전주 대비 12.3원 오른 1630.0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3.09.06. k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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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자발적 원유 감산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올 들어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짧은 기간에 유가가 급등하는 이른바 '빅 스파이크'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국제유가가 여러 악재가 겹치며 단기간 급등했다는 점과 함께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증산 여부와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장기간 고공행진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1.04(1.2%) 오른 90.04달러에 마감했다. 브렌드유가 9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16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14달러(1.3%) 상승한 배럴당 8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최고치이자, 지난 2022년 11월 15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을 보이는 것은 공급 감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사우디의 산유량은 연말까지 총 6개월 동안 하루 900만배럴 수준을 지속한다. 이는 수년 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러시아가 감산 연장에 나선 점도 국제 유가 오름세를 부추겼다. 러시아는 지난달 하루 50만 배럴 수출 감축을 밝힌데 이어 9월부터 연말까지 하루 30만 배럴로 줄이기로 했다.

주요 생산국의 감산 조치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외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블랙골드 인베스터스의 개리 로스 대표는 "올해말 유가는 배럴당 90~100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외 통신도 "국제 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국제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최근 여러 악재가 동시에 터지면서 국제유가가 단기간 급격히 치솟았다는 점에서다. 일시적인 요인이 해소되면서 상승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이다.

상반기만 해도 유가는 배럴당 75달러 수준에서 움직였지만, 허리케인에 따른 멕시코만 석유 생산 차질과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인 가봉의 정치불안 등에 지난말 85달러대로 올랐다. 여기서 90달러를 터치하는데 걸린 기간은 2거래일에 불과하다.

국제유가 상방을 제한하는 또 다른 변수는 중국이 꼽힌다. 중국 경기 악화에 따라 글로벌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경기 회복 둔화는 그대로 글로벌 석유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다.

공급 측에서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증산 여부가 유가의 추가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해제 가능성이 커지는 점은 원유 공급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석유 수요 둔화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에 중국 내 서비스와 여행 수요가 높아진 점은 유가 하단을 제한하는 요소다. 항공유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연쇄 파산 리스크가 잔존한 상황은 중국의 성장 둔화 및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증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말 유가의 완만한 하락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유가 고공행진은 소비자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긴축 경계감을 자극한다. 우리나라의 8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와 농수산물 가격 오름세에 7월(2.3%) 대비 큰 폭으로 오른 3.4%를 기록했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중국의 리오프닝 지연을 이유로 글로벌 수요 둔화에 연말로 갈수록 국제유가가 안정되며 물가가 3% 내외로 안정될 것으로 본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브렌트유가 올해 상반기 배럴당 평균 84달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5월 전망인 85달러보다 낮아진 것으로 중국 경기 둔화가 반영됐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5일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 둔화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며 10월 이후부터는 물가가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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