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오른쪽)이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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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로 단식 7일째를 맞았지만, 장외투쟁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당무와 국회 일정에 언론 인터뷰까지 모두 소화하고 있어 진짜 단식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물과 소금만으로 버티기에는 평상시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의 단식이 천막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진행되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 대표는 나머지 12시간 가량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휴식을 취하며 단식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출퇴근 단식" "웰빙 단식"이라고 비판하면서 '진짜 단식을 하고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가 농성장 안에서 마시는 보온병을 놓고 일부 여권 지지자는 "보온병에 사골국물 같은 게 든 거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기자에게 "마셔보라"며 보온병에 담긴 물을 건네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단식 중에도 이 대표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자, 친명계 최측근들은 건강을 염려하며 활동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밤 10시에 만났다"며 "상당히 얼굴이 안 좋아졌고 힘들어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고 이 대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사에서 그냥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단식의 방식이었다"며 "그런데 이 대표는 단식투쟁이라고 해서 실제로 단식하면서도 업무를 진행하겠다는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데, 그래서 아마 두 배로 더 힘든 단식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렇게 움직이는 건 현실적으로 좀 어렵지 않나.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이어갈 때 이전보다 수척해진 모습에 목소리도 작아졌다. 시작부터 '퇴로가 없는 단식'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만큼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얼마나 단식을 할 수 있게 버텨줄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23일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일 동안 단식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기 위해 24일 동안 단식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에 단식을 시작한 만큼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정 최고위원만큼 단식 기간을 이어가게 되면 그사이 검찰이 국회에 영장을 청구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될 수도 있다. 9월 본회의가 21일과 25일에 잡혀 있어 국회로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경우 21일에 국회 보고가 이뤄지고 25일에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은)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은 국가·정부를 기대한다"며 "지금 국민은 상황이 너무 어려운데, 채찍을 들고 환한 얼굴을 한 의붓아버지 같은 정부를 맞닥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정말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지를 우리 국민이 감시하고, 잘못할 경우 지적하고 정말로 국민의 뜻에,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며 "그게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무위원이 국회에서 국민 주권을 부정하고 헌법을 부정한 것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행위"라면서 "통일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윤 대통령을 향해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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