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윤석열 대통령 인도네시아·인도 순방 일정 |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5일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오는 8일에는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순방 기간 방문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갖는 등 모두 14건의 소다자 회의와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추가로 6개국과의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 중이다. 지난해 11월 프놈펜 아세안 정상회의와 발리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는 윤 대통령이 다시 두 회의에 맞춰 동남아 순방에 나선 것은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 지역과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기후 변화 등 전 세계적 이슈와 관련해서도 국가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아세안과 인도의 전략적 가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세계 5대 경제권인 아세안은 우리나라 제2의 교역·투자 대상 지역이다. 또 지난해 중국을 추월해 인구 세계 1위에 오른 인도는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나라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국제 정세의 불안 등으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은 우리에게는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돌파구임이 틀림없다. 지금도 우리나라 수출 중 21%는 아세안과 인도로 향하고 있다. 7일 열리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자리한다.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한두 국가에 의존한 수출·투자 전략은 수명이 다했다. 시장 다변화는 경제 재도약을 위해 꼭 이뤄야 할 과제인 만큼 양자 간 교류를 저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우리가 먼저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동북아시아에서 한미일, 북중러의 진영 대결이 갈수록 노골화하는 상황에서 아세안·인도와의 관계 증진은 국가 안보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충분히 설명하고 협력을 끌어낸다면 한반도 주변의 위험을 줄이고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 대통령도 "날로 고조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은 아세안 국가들에도 직접적이며 실존적 위협"이라면서 "이런 때일수록 한국과 아세안이 단합하여 단호하게 대응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에 구애 경쟁을 하는 것도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비춰 한미일의 공조 강화는 당연한 선택이나 다른 주요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에 불참하지만, 대신 리창 총리가 참석할 예정인 만큼 냉랭해진 한중 관계를 개선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이번 순방이 경제·안보 외교의 외연을 한 차원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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