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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단독] 항공료 28억…국회의원 올 해외출장 52회, 작년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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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1일 조총련 행사에 참석해 논란을 빚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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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7월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배가량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앙일보가 4일 국회 사무처의 ‘국회의원 방문외교 결과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올해 1~7월 국회의원 215명(중복포함)은 해외출장을 52회 다녀왔다. 지난해 1~7월 출장 횟수는 27회였다. 또 지난해 1년 간 출장 횟수는 58회였는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간 출장 횟수는 이에 버금가는 수치였다.

국회 관계자는 “내년 4·10총선 준비 때문에 올해 후반기부터는 해외출장을 나가기 어려우니 의원들이 미리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해외출장은 국회 사무처가 지급하는 예산으로 대부분 충당된다. 해외출장 역시 공무(公務)이기 때문이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회의원 해외출장 비용은 52억6425만원에 달했다. 의원 1인당 2448만원을 쓴 셈이다.



①항공료가 절반 이상



전체 비용의 54.2%인 28억5510만원은 항공료였다. 의원 1인당 항공료 1328만원을 쓴 것이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국무위원 상당의 보수를 받는 공무원’으로 분류돼 대통령·국무총리·부총리·감사원장·국무위원·검찰총장 등과 함께 1등석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국회는 2014년부터 의장단을 제외한 대표단 방문외교 경비 지원을 비즈니스석으로 통일해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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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의원들은 이동거리가 비교적 짧은 국가를 방문할 때도 비즈니스석을 탔다. 예컨대 올해 1월 ‘재일민단중앙본부 신년회’에 참석하기 위해 여야 의원 10명은 2박 3일간 일본 도쿄를 방문했는데 왕복 비즈니스석 항공료로 1인당 147만원씩을 썼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도 이코노미석을 탈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②될수록 먼 나라로



올해 1~7월 해외출장지 중 유럽(14회), 북미·중남미(각 5회) 등 비(非)아시아권 국가가 34회였다. 아시아권 국가 18회보다 월등히 많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행시간이 긴 국가를 방문하게 되면 장시간 업무 전화를 피할 수 있고 비행기에서 쉴 수도 있어 의원들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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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왼쪽부터), 최기상,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전국적인 수해로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출장을 간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자 이들은 모두 중도 귀국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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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을 선호하는 양상도 있었다. 선진시스템을 배우겠다는 취지이지만 일각에서는 “볼거리가 많은 곳을 좀 더 원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특히 올해 유럽 출장 14회 가운데 영국·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G7) 국가 혹은 북유럽 국가가 9회에 달했다.



③과도한 의전



무소속 윤미향 의원 논란 중 하나는 주일 한국대사관이 입국 수속을 지원하고 공항~숙소 간 차량까지 제공한 점이다. 하지만 윤 의원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 해외출장에서 대사관 의전을 받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국회 사무처가 의원의 출장계획을 외교부에 전달하면, 대사관이 일정에 맞춰 마중 나가거나 차량을 제공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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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 등 국회 방문단이 지난 7월 20일 투르크메니스탄 국회를 방문해 뒤냐고젤 굴마노파 투르크메니스탄 국회의장 등과 면담하는 모습. 국회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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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관계자는 “대사관에서 의원이 갈 식당이나 관광명소를 대신 예약하는 일이 흔하다”며 “공무가 아닌 의원 개인의 쇼핑을 위한 이동에 대사관 차량이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의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 의원외교”라며 “공무 성격을 띠고 있지만, 보고서만으로는 정확한 활동 내용을 알 수 없는 점도 문제여서 국회의원 개인 비용을 들이도록 제도를 개선하거나, 장기적으로는 폐지하는 방향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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