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포획·사살 금지…"가축 피해 우려 고조" vs "계속 보호해야"
회색늑대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약 30년 만에 '보호종'인 늑대 개체 수 증가를 이유로 사실상 '정책 유턴'을 시사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유럽 내 늑대 개체 수가 다시 증가하면서 방목 가축에 대한 농가 피해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늑대종 보호에 관한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어 오는 22일까지 역내 각 지역사회, 연구자 등에게 늑대 개체 수 증가 및 이에 따른 실제 영향과 관련한 정보 및 의견을 받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호를 위한 법적 규정을 수정하고, '유연성'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다.
1992년 도입된 EU 서식지 지침(Habitats Directive)에 따라 현재 야생 늑대 포획이나 사살, 사냥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나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일부 지역의 늑대 떼 출몰은 가축, 그리고 사람에게도 잠재적으로 실질적인 위협이 됐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지역 및 각국 당국이 조처하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에 따르면 EU 27개국에 걸쳐 늑대 개체 수는 약 1만9천 마리로 추산된다. 지난 10년간 25%가량 개체 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역내 농업계에서는 '늑대 무리' 출현에 따른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EU에 법적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국가별로 보면 대표적으로 독일의 경우 환경부가 앞장서서 늑대 개체 수 통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EU 각국의 동물보호단체 연합체인 '동물을 위한 유로그룹'은 "늑대 개체 수가 느리게 회복되고 있는 건 EU에서 축하받을 일이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라며 "EU 내 아직 만족할 만한 보존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외신은 EU 집행위의 이날 발표와 관련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단호한' 입장을 두고 작년 9월 그의 '반려 조랑말'의 죽음과 연관을 지어 주목하기도 했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독일 니더작센주 하노버 지역에 있는 개인 농가에서 키우던 조랑말 '돌리'가 야생 늑대 공격을 받아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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