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차원 대비·즉각 대응 필요"…14일 경북 경주서 학술 토론회
경북 영천 연정고택에서 흰개미 피해를 조사하는 모습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 목조 문화유산에 큰 피해를 주는 흰개미의 서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원훈 경상국립대 교수는 4일 "한국의 경우, 외래 침입 흰개미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오는 14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목조문화유산 생물 피해 현황과 과제' 학술 토론회에 앞서 공개한 발표문에서 국내 흰개미 분포 현황을 분석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흰개미는 습하고 햇볕이 없는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일본흰개미 아종 분포 현황 및 표본 |
인체에 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한번 침투하면 안쪽에서부터 나무를 갉아 먹으며 목조 문화유산이나 건축물에 큰 피해를 야기한다.
국내에는 지중흰개미의 일종인 일본흰개미 아종, 칸몬흰개미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교수가 국내 분포조사에서 채집된 표본과 유전자 분석 결과 등을 확인한 결과, 일본흰개미 아종은 서울·경기·경남·경북(울릉도) 등 69개 지역에서 4천여 개의 개체가 채집됐다.
칸몬흰개미는 전북(완주·익산·김제·군산)과 충남(서천) 등 10곳에서 200여 개체가 확인됐다.
이 교수는 흰개미로 인한 국내 피해 상황과 관련해, "목조문화유산을 조사한 결과, 총 16곳의 (건물) 231개 가운데 78개 동(34%)에서 피해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12년간(2011∼2022년) 목조문화유산 생물피해 조사 결과 |
그는 "앞으로 국내에 침입할 수 있는 관리 해충 7속 14종을 포함해 국내·외 흰개미에 대한 신속한 분류 동정 자료와 시스템이 요구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조창욱 연구원 역시 "기후변화로 곤충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온도가 조성된다면 외래종 흰개미가 국내로 들어와 정착할 가능성도 매우 커진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조 연구원은 토론회 발표문에서 "우리나라 기후는 여름과 겨울이 뚜렷했었으나 기온 상승으로 인해 (외래종의) 월동 시기가 짧아져 외래종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나온 외래 흰개미를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이동하는 물류량이 늘면서 물건을 적재하는 데 쓰이는 목재 판에 외래종 흰개미가 오염돼 국내로 유입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 상주향교에서 흰개미 피해를 조사하는 모습 |
그러면서 "흰개미 피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건물 주변 환경 관리로 유입을 차단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대응으로 피해가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형순 강원문화재돌봄센터 총괄실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강원도 내 관리 대상 목조문화유산 259곳 가운데 흰개미 피해가 확인된 곳은 74곳"이라며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국가유산산업전' 행사와 연계해 열린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흰개미 원격감시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상황 등을 공유하고 향후 연구 과제와 대응 방법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행사 안내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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