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팬데믹 후유증·지정학적 긴장 속 부정적 이미지 탓"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상반기 중국을 찾은 해외 여행객의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 자료를 인용, 상반기 중국을 출입한 해외 여행객이 약 844만명으로 2019년 상반기의 약 3천100만명에서 7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팬데믹의 장기 후유증,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 중국의 부정적 이미지와 비즈니스 신뢰 상실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글로벌 단체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호주 여행사 인트레피드의 브렛 미첼은 SCMP에 올해 중국 여행을 예약한 사람은 130명으로, 1천명이 넘었던 2019년에 비해 거의 90%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 문화여유국 산하 중국여유연구원의 류샹옌은 SCMP에 아시아 다른 지역의 관광 산업이 중국보다 빨리 회복하고 더 저렴한 비용으로 경쟁하는 것이 해외 여행객의 중국행을 막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 코로나 3년간 중국에 입국하는 해외 여행객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 여행업계가 사업을 재개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여행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향후 3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봤다.
항공편의 급감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샌프란시스코의 중국 여행사 CYTS투어는 지난 3개월간 중국 관광을 10건도 진행하지 못했다. 2019년 같은 기간에는 약 200건 진행했다.
이 회사의 찰리 정 최고경영자(CEO)는 중미 간 긴장 고조로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급감한 탓에 중국행 여행객 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전 미국과 중국 간 직항편은 주당 300편이 넘었으나 현재는 12편에 불과하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인 모닝컨설트의 스콧 모스코비츠 애널리스트는 SCMP에 비용과 물류 문제 외에 중국과 서방 간 긴장 고조로 여행객들이 중국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현지 외국 기업들에 적대적으로 구는 것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고 여행객들은 중국이 외국인들을 환영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했다.
당시 국무부는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은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 없이 영사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구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중 독일상공회의소의 막시밀리안 부텍 이사는 디리스킹(분리) 추세와 지정학적 긴장, 중국 경제 둔화로 많은 독일 기업이 더 이상 팬데믹 이전만큼 중국에 관심과 신뢰를 갖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팬데믹 이전에는 독일 기업 대표단이 매년 약 50차례 중국을 찾았지만 올해는 거의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경제 회복 부진 속에서 잇달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조치와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주중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SCMP에 중국 정책 환경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결여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해당 조치만으로 중국과 EU 간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타이허연구소의 아이너 탄건은 "해외 여행객 유치를 위한 중국의 새로운 조치들은 중국을 갈수록 공격적인 불량 국가로 묘사하는 주요 7개국(G7)보다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들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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