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4 (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김남국 제명안 부결 후폭풍…"민주당의 코인 방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민의힘 "민주당 징계해야"

정의당 "민주당, 코인 먹튀 길 열었다"

"내년 총선 어떻게"…당내 비명계 반발도 예상

윤리특위 소위서 김남국 제명안 부결…표결 3대 3 동수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및 국회 상임위 회의 중 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30일 열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그동안 김 의원의 자진사퇴를 촉구해온 만큼 당내홍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민주당의 코인 방탄"이라고 맹공을 쏟아냈다.

윤리특위 제1소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김 의원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쳤지만 3 대 3 동수 결과가 나와 제명안은 부결됐다. 1소위원장인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가 3, 부 3으로 동수가 나와서 과반이 되지 않아 김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현재 윤리특위 소위(6명)는 윤리특위 전체(12명)와 마찬가지로 여야 동수다.

앞서 윤리특위 산하 윤리심사자문위원회(윤리자문위)는 지난달 20일 김 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 수위인 '의원직 제명'을 권고한 바 있다. 당초 여야는 지난 22일 윤리특위 소위에서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개회 30분 전 갑자기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제안에 따라 표결을 이날로 연기한 바 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무기명 표결에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부결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윤리특위 민주당 간사를 맡은 송기헌 의원은 "윤리특위 위원 간 논의 결과, 이 건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고 유권자들이 뽑은 선출직 의원을 바로 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이보다 더 큰 중대한 사건이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제명하지 않았다. 심지어 구속된 상태에서 계속 복역까지 간 사안이 있는데 제명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봤을 때 제명까지 가기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나름대로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치적인 자신의 권리까지 포기한 점도 참작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김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부결된 직후 논평을 통해 "자기 개혁하겠다던 하루 전의 약속도 짓밟아버린 민주당. 김 의원을 넘어 민주당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워크숍 8대 개혁 가운데 ‘정치윤리와 정치문화를 철저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강도 높은 자기 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을 인용해 꼬집은 것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은 오늘 열린 윤리특위 소위에서 김 의원 징계안을 부결시키며,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스스로 그 약속을 처참히 밟아버렸다"면서 "오늘 결과가 새삼스럽지 않다지만, 이제 국민적 분노는 김 의원을 넘어 또다시 국민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은 채 배신의 길을 선택한 민주당으로 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김 의원을 겨냥해서도 "버젓이 상임위 시간에 사익을 추구하며 온 국민의 공분을 산 김 의원의 행태는 정치영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원의 윤리적 문제"라며 "자기 잘못에 대해 반성도 없이 버티다가 여론에 등 떠밀린 면피용 불출마 선언을 하며, 남은 임기 동안 세비는 꼬박꼬박 받아 가겠다는 것을 마치 대단한 결심이라도 되는 양 포장하지 말라"고 했다.

정의당 역시 논평을 통해 "정의당은 제명안 부결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의원의 꼼수 탈당을 수수방관한 민주당이 ‘코인 먹튀 길’을 열어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코인 방탄으로 김 의원은 무기한 면죄부를 받아들게 생겼다"며 "민주당은 다른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가 드러나도 징계할 수 없는 최악의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내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비명계는 김 의원에 대한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대립각을 세운바 있다. 특히 비명계는 다음달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김 의원 제명안까지 부결되면서 '방탄 프레임'이 고착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야당 심판론이 부상할 공산이 큰 탓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명하지 않으면 총선 때 우리가 국민에게 뭐라고 하면서 표를 달라고 할 것이냐”며 “제명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제명해야 한다”고 했고, 같은당 이원욱 의원도 “김 의원 건에 관해서는 자문위 결론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