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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러시아 굴욕…100만원짜리 종이 드론에 전투기 5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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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호주 방산업체의 ‘코르보’(Corvo PPDS drone) 카드보드 드론. SYPAQ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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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종이 드론’(cardboard drones)을 이용해 러시아 비행장에서 5대의 전투기를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지난 26일 현지 매체인 키예프 포스트에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비행장에서 미그-29기 1대와 수호이-30 전투기 4대를 공격했다”며 “2개의 ‘판치르’(Pantsir)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와 S-300 방공 시스템 일부도 손상시켰다”고 전했다.

보안국은 “이번 공격에 동원된 종이 드론은 모두 16대였고, 이중 3대가 격추 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공군의 동향을 전하는 친(親)러 블로거 ‘파이터바머‘(@Fighterbomber)는 텔레그램에 “이번 공격은 호주가 제공한 종이 드론을 사용한 첫 공격”이라며 “이 드론들의 엔진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만약 전기가 동력이라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출발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러시아 비행장 공격에 사용된 건 호주산 종이 드론이다”고 전했다.

이 주장이 전혀 설득력 없는 건 아니다. 호주 정부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 매달 100대가량의 드론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포브스와 인더스트리 탭 등 외신은 지난 4월 최근 호주기업 SYPAQ시스템스가 ‘PPDS(Precision Payload Delivery System)’라는 이름의 종이 드론을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종이로 만들어진 이 드론에는 길이 약 2m인 직선형 주날개가 달렸으며 전방에는 프로펠러 1개가 구성됐다. 자율로 비행하는 종이 드론은 원격 조종이 필요치 않고 위성항법장치(GPS)를 사용해 움직일 수 있다.

종이 드론은 박스 형식으로 배달돼 현장에서 쉽게 조립할 수 있고, 전파를 통과시켜 레이더망에 피하기 유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대 항속 거리가 120㎞에 달하며 최대 적재 중량도 5kg으로 탄약, 식량, 의약품을 공중 수송하거나 적진에 소형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종이 드론의 값은 한 대당 670~3350달러(약 86만~430만 원) 수준이다. 전장에 대량 소모되더라도 아군의 전쟁 수행 능력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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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방산업체의 ‘코르보’(Corvo PPDS drone) 카드보드 드론. SYPAQ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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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PAQ 측은 종이 드론에 관해 “발사대를 이용해 튀어 오르듯 공중으로 이륙하기 때문에 활주로는 필요 없다”라며 “러시아군이 처음에 겉모습만 보고 비웃을 수 있으나 그 웃음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뤄진 공격에 이 드론이 정확히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히지 않았으나 친 러시아 블로거는 “폭발물을 실은 드론과 빈 드론을 결합해 사용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르보의 기체 구조가 레이더를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 상공과 약 240㎞ 떨어진 브라이언스크에서 두 대의 드론을 격추했다고만 밝혔을 뿐 비행장의 피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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