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부터)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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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증시 활성화 대책, 부동산 수요 확대 정책 등을 연일 내놓으며 부동산발 위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해외 시장은 여전히 중국의 부진 장기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미 언론에선 “중국의 공산당 이데올로기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 27일 중국 재정부는 “자본 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신뢰 제고를 위해 주식거래 인지세(기존 0.1%)를 절반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주식거래 인지세 인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이다. 이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주식시장 수급 악화 요인이 되는 신규 상장을 단계적으로 억제하는 안 등도 내놨다. 외국 자금 이탈로 내리막을 타는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식시장에 대한 신인도를 높여 금융자산을 개인 자산형성의 기둥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개인 소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대책”이라고 풀이했다.
김경진 기자 |
하지만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증시부양책 발표 다음 날인 28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 상승해 출발했지만, 장중 오름폭을 줄여 1%대에서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단기적인 주가 상승만 제공할 뿐 약효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증시부양책 외에도 주택 구매제한을 완화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조치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보다 적극적인 재정 부양책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투자분석업체 알파인 매크로의 첸 자오 수석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확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계획에 대한 메시지를 최고 지도부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편적인 지원 대책보다는 종합적인 제도 개혁을 통해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서다. 28일 한국은행 상해주재원은 “외국인 투자 유치와 민영경제 활성화 문제의 근본 원인은 대외적인 외교관계, 대내적인 개인 재산권 보호 결여, 제도의 불안정 등에 있다”는 현지 평가를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민간 기업 이익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 부유’를 위한 희생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과 행동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WSJ은 시진핑 체제의 정치적·구조적 문제를 짚고 나섰다. “이데올로기가 중국의 경제 정책을 이끌면서, 지도부가 거침없는 경제 부양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막고 있다”면서다. WSJ은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시 주석은 서구식 소비 주도 성장을 사상적으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21일에는 한 홍콩 친중파 사업가가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시 주석이 사유재산제를 흔들고 반간첩법을 도입하는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며 “판에 박힌 정치 운동 방식으로 법치를 기반으로 한 자유시장 경제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썼다.
다만 종합적인 판단을 내놓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고 비판하지만, 지난 1년간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는 30조 위안의 자금이 풀린 상태”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결국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은행 예금으로 들어가 있는 돈을 실물 경제로 풀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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