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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전문가 57% "비례대표 확대해야"…국회의원 정수 축소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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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위성정당 창당' 문제
국회의원 정수는 확대 47%, 유지 27%, 축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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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29일 총선 제도 개편과 관련한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 과반은 비례대표 의원수를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남인순 정개특위 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상훈 여당 간사와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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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내년 4월 10일 실시될 예정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와 관련한 선거제도가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법정기한(총선일 1년 전까지 국회의원 지역구 확정)을 넘기고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가 29일 총선 제도 개편과 관련한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 과반은 지역구 의원의 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원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개특위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비롯한 주요 정치 개혁 이슈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조사하고 분석해 소관 법률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이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한국정치학회에 의뢰해 이메일을 통한 웹 조사 방식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대상은 한국정치학회 정회원 약 2000명, 한국공법학회 정회원 약 1000명이었으며, 489명(정치학 전공자 360명, 법학 전공자 129명)이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선거제도와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 응답자들의 세부 전공에 따라 전공자와 비전공자로 분류한 후 문항을 구분해 구성했다. 조사 결과 국회의원 수를 현행과 같이 300명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비율을 묻는 말에는 응답자의 과반인 279명(57%)이 "지역구 의원수 축소와 비례대표 의원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회의원 정수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관련 전공자들에게는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 숫자를 주관식으로 물었고, 비전공자들에게는 '지금 그대로가 좋다', '지금보다 줄이는 것이 좋다', '지금보다 늘리는 것이 좋다'라는 세 개의 보기를 주고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객관식으로 물었다. 그 결과, 국회의원 숫자를 '지금보다 늘리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231명, 47%), '현행 유지' 의견은 130명(27%), '축소' 의견은 127명(26%)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300명보다 더 큰 국회의원 정수를 기입한 전공자 129명 중 대다수가 50명 이상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봤으며, 100명 이상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답한 전문가의 숫자도 총 89명(35%)에 이르렀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관련 조사에서 전공자와 비전공자 여부를 불문하고 다수의 응답자(334명, 68%)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위성정당 창당으로 인한 제도의 취지 약화'(285명), '낮은 비례대표 의석수 비율'(139명), '일부 비례대표 의석에만 연동이 적용됨'(117명) 등을 꼽았다.

비례대표 선출 단위와 관련해서는 전공자와 비전공자 구분 없이 현행 제도인 '전국단위 비례대표제'를 약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선거제도 전공자들의 경우 비례대표 의석수가 확대된다는 전제하에서는 '권역 단위 비례대표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것(114명, 45% ⇒ 125명, 50%)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로 권역별 비례대표가 도입된다는 가정하에 몇 개의 권역으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할지 묻는 말에 대해선 관련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 '6개 권역'이 적절하다는 답변(전공자 38%, 비전공자 43%)이 가장 많았고, '5개 권역'이 적절하다는 답변(전공자 29%, 비전공자 27%)이 뒤를 이었다.

관련 전공자들에게 중복입후보제와 석패율제에 대한 선호를 질문한 결과, 전공자들의 60%가 중복입후보제 도입을 반대(찬성 24%)했고, 석패율제 도입에 대한 반대 의견도 50%(찬성 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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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국회에서 정개특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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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에 대해선 소선거구제와 중선거구제의 경우 선호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선거구제에 대한 선호는 약하게 나타났으며, 소선거구제나 중선거구제에 비해서 반대 의견(70%, 341명)이 매우 두드러진 특징을 보였다.

세부 전공에 따른 조사 결과도 응답자 전체와 큰 차이가 없었다. 관련 전공자와 관련 비전공자 모두 공통적으로 소선거구제와 중선거구제를 비슷한 정도로 선호하고 있는데, 반해 대선거구제의 경우에는 과반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선거구제에 대해 '매우 반대' 또는 '반대'를 선택한 132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소선거구제를 반대하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일부 정당으로의 의석 쏠림 현상 심화'가 가장 많은 선택(57명, 43%)을 받았으며, 이어서 40명(30%)이 '표의 등가성 훼손'이라는 보기를 선택했다. 이러한 응답의 선호도는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가 동일했다.

반면 소선거구제에 대해 '매우 선호' 또는 '선호'를 선택한 233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소선거구제를 찬성하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심리적 근접성'이 가장 많은 이유로 선택(98명, 42%)을 받았으며, 이어서 '군소정당 난립 방지'(52명, 22%), '후보자 공약 파악의 용이성'(42명, 18%)순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응답의 선호도는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가 동일했다.

아울러 489명의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중대선거구제 도입 시 어떤 선출 방식을 선호하는지에 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9%에 해당하는 191명은 '후보자에게 투표하고 후보자 득표 순서에 따라 선출'하는 방식을 선호했으며, 29%에 해당하는 143명은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투표하고 정당 득표율에 따라 선출'을 선택했다.

도시에서는 여러 개 선거구를 합해 세 명 이상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농산어촌에서는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을 선출하자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에 대해선 세부 전공이 선거제도와 관련 있는와 무관하게 찬성하는 의견(31%)보다 반대하는 의견(47%)이 많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좋은 선거제도를 만들기 위해선 비례성(정당의 득표율이 얼마나 정확하게 의석수에 반영되는지), 대표성(선출된 국회의원이 인구학적, 사회경제적으로 전체 국민의 특성을 정확하게 반영하는지), 책임성(선출된 국회의원이 국민의 의견을 잘 반영해 법과 정책에 책임을 지는지)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정개특위 위원장은 "지난 24일 선거운동과 관련한 헌법재판소 위헌·헌법불합치 조항을 개정하는 공직선거법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정개특위에 남은 과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이라며 "이번 전문가 조사는 정개특위에 계류되어 있는 여러 개정안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직접 청취한 의미가 있다. 여야가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는 개편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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