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생리 끊긴뒤 다리에 털 나고 살 찌네...이런 여성, 쉬쉬하다 큰병 [건강한 가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살 빠지는 질환, 살찌는 질환





살이 찌고 빠지는 건 의지에만 좌우될까. 의도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건 건강 위험 요인이다. 무작정 체중 조절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질병 때문에 체중계 숫자가 변한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평소 입던 옷이나 벨트가 헐렁해진 경우, 또는 양말 자국이 심하게 생기고 잘 맞던 신발이 작게 느껴지는 때다. 체중 변동에 영향을 주는 질환과 대처를 알아본다.



체중 감소 19~36%는 암세포 영향

갑상샘기능항진증·당뇨 탓일 수도

중앙일보

체중 감소





〈원인〉암·당뇨병·폐 질환 일반적으로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는 암 같은 악성 종양이 원인인 것으로 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많아져 체중이 빠진다. 실제로 악성 종양은 체중 감소 원인의 19~36%를 차지한다. 이는 곧 체중 감소의 60% 이상은 악성 종양이 아닌 다른 원인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다.

궤양 등 소화기 질환으로 소화·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갑상샘기능항진증과 당뇨병 같은 내분비계 질환, 염증성 폐 질환 등이 있으면 살이 빠진다. 소변량이 늘고 자주 허기지면서 체중이 급격히 줄면 당뇨병의 신호일 수 있다. 식욕이 왕성해 음식을 충분히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손발 떨림이 동반되면 갑상샘기능항진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갑상샘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음식을 충분히 먹어도 체중이 감소한다. 체중 감소와 흉통·호흡곤란이 나타나면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결핵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체내 염증이 생기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염증에 대항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치아·약물 문제 60세 이상에서는 치매·우울함이나 약물 부작용, 치아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씹는 게 불편해지고 활동량이 줄면서 음식 섭취가 감소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항생제·항우울제·당뇨병제(메트포르민)·신경안정제는 식욕부진과 연관이 있다. 항히스타민제와 이뇨제 등은 구강 건조를 유발하고 고혈압 약물과 철분제, 통풍 치료제도 미각·후각에 영향을 미쳐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 수 있다. 노년층은 식욕이 줄고 체중이 감소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해 방치하다 병원에 늦게 오는 경우가 많다.

〈대처〉체중 감소가 위험한 이유는 면역력 감소에서부터 사망률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체중이 10% 이상 줄어들면 단백질과 열량 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진다. 또 근육 부족으로 폐렴과 골절 위험이 커진다. 특히 노인의 체중이 줄어들면 욕창 같은 심한 상처가 잘 생기고, 회복이 더디다. 기운이 없고 다치기도 쉬워 고관절 골절 위험도 커지는데 이는 곧 사망 위험을 높인다.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소는 최근 1년 이내 평상시 체중의 5% 이상 줄어든 경우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인 사람이 의도하지 않게 3㎏ 이상 줄어든 것을 경험한 때다. 병원에서는 우선 체중 감소량과 기간을 확인하고, 원인을 찾는 검사를 한다. 설사 등 배변 습관의 변화, 혈액검사, 암이 의심될 경우 증상 부위에 따라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이 밖에 평소 식사량과 종류, 섭취 빈도, 운동량의 변화도 확인한다. 고열량 음료와 같은 액상 영양보충제를 식사 사이에 섭취하면 그다지 배부른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체중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식욕 자체가 지나치게 적은 경우 처방에 따라 식욕 촉진제 같은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Tip〉원인 알 수 없으면

음주량 점검하고 단백질 챙겨야 다양한 검사와 추적 관찰을 해도 환자의 4분의 1은 체중 감소의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여도 체중 감소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 알코올 섭취와 운동량 등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적정 열량과 단백질 섭취에 부족함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체중 감소의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엔 조리법에서 열량을 높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기 위해 물 대신 우유·오일을 넣거나 달걀을 하루 2개 정도 섭취하는 식단을 실천해도 좋다. 3개월 정도면 더는 체중 감소가 나타나지 않고 다소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다만 가루 형태의 단백질 보충제는 간 수치 상승과 관련 있을 수 있으므로 권하지 않는다.



체중 증가 원인은 대개 호르몬 불균형

콩팥·심장·간 질병에 부종 생기기도
중앙일보

체중 증가





〈원인〉호르몬 불균형 살이 찌는 대표적인 질병은 쿠싱증후군·다낭성난소증후군·갑상샘기능저하증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호르몬을 만드는 샘인 내분비기관에 이상이 생겨 발병한다는 것이다. 호르몬이 불균형하면 지방이 잘 축적되고 부기가 생기기도 해 체중이 증가한다.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만 나오는 형태로 살이 찌면 쿠싱증후군 증상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하게 분비되면서 발병한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인 부신이나 뇌 속 뇌하수체에 혹이 생기면 코르티솔 분비가 과다해진다.

생리가 끊기고 목소리가 허스키해지며 다리에 털이 많이 자라면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관련 있다.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분비 균형이 깨져 여성이 남성화되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살이 찐다. 이때는 인슐린 저항성이 함께 생겨 당뇨병도 잘 생긴다. 인슐린 호르몬 개선제를 써 치료하면 살이 빠지고 생리도 돌아온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이면 입맛이 없는데도 살이 찐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면서 지방이 축적되고 부기를 동반한다. 행동이 둔해지고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이 있다. 갑상샘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치료만으로도 살과 부기가 빠진다. 살찌는 질환 중 인슐린종이란 것도 있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에 혹이 생겨 인슐린이 과하게 분비되면 저혈당 증상이 반복돼 자꾸 먹게 된다.

콩팥·심장·간 질환 체지방이 축적된 건 아니지만 부종이 생겨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부종은 혈관 밖으로 체액이 빠져나와 세포와 세포 사이(간질)의 수분량(간질액)이 많아지면서 발생한다. 콩팥·심장·간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 주요 증상 중 하나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살이 찐 것으로 착각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질병은 신증후군이다. 모세혈관인 ‘사구체’의 구멍이 커져 단백질이 대량으로 빠져나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러면 혈관 속에서 삼투압을 유지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알부민 농도가 떨어지면서 부종이 생긴다. 심부전 때문에 심장에서 피를 짜주는 힘이 부족하거나 간경변이 생겨 혈중 알부민 농도가 떨어질 때도 부종이 발생한다. 심부전 때문에 발생한 부종은 주로 다리 쪽에 나타난다. 정강이뼈 부위를 누르면 쑥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증상(함요 부종)이 있다. 이는 내분비 질환인 갑상샘기능저하증의 부종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양상이다.

〈대처〉단순히 살이 잘 안 빠져 병원에 왔다가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가 꽤 있다. 혈액·소변 검사로 간단히 내과 질환이 아닌지 일차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질병 때문에 살이 쪘음에도 자의대로 판단해 다이어트 약만 먹다가는 병을 키울 수 있다. 다이어트 약에만 의존하며 무작정 살을 빼려 하면 체중 감량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질병 진단이 늦어져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쿠싱증후군은 당뇨병·고혈압, 갑상샘기능저하증은 고콜레스테롤혈증,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으로 인한 체중 증가에는 건강식이 외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예컨대 단백질이 소변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신증후군 환자가 닭가슴살·계란만 먹으며 적정량을 넘어선 고단백식을 하면 콩팥에 더 무리가 간다.

〈TIP〉이유 없는 부종, 저염식

챙기고 이뇨제 과사용 금지

질병이나 약물 문제가 아닌 부종도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부종’이다. 특발성 부종은 가임기 젊은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병은 아니므로 이뇨제를 쓰고 저염식을 하는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특발성 부종 환자 중에는 이뇨제를 임의로 과하게 쓰는 경우가 있는데 위험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한꺼번에 10알 이상씩 임의로 이뇨제를 먹기도 하는데 체내 나트륨 농도가 확 떨어지거나 탈수가 생겨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한다. 이뇨제는 부종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므로 처방에 따라 적정량을 써야 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