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금보다 두 배 수준의 주행 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벤츠그룹의 전동화 및 지속가능 전략을 설명하면서다. 한국에는 전기차 고객을 위한 고출력 충전(HPC)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전기차부품 공급과 관련해 한국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연 '올-일렉트릭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발언 중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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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니우스 의장은 이날 전동화와 관련한 소신을 거듭해서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1회 충전으로 1200㎞ 주행에 성공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2030년까지 변화가 계속 이뤄진다. 지금은 탈탄소화를 맞아 자동차라는 제품이 재창조되는 시기”라며 “2040년이 되기 전에 공급과 운영, 제품까지 모든 비즈니스에서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츠그룹의 사업 비전인 ‘앰비션 2039’를 소개했다. 벤츠그룹은 2039년까지 기술 개발부터 원자재 수급, 생산, 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또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을 맞아 그동안의 고객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전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한국에서도 자사 HPC 네트워크를 구축해 ‘충전 진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기차 시장 변화가 블랙베리(피처폰)→아이폰(스마트폰)처럼 급박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칼레니우스 의장은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100% 전환하는 것은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시장의 준비가 충분치 않다면 내연기관차 등과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 생산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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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과 K-드라마 관련한 애정 강조
벤츠에게 한국은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8만976대가 판매됐다. 그런 만큼 그는 이날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의 이름을 ‘K-칼레니우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칼레니우스 의장은 “한국은 제가 20년간 여러 번 방문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시장”이라며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콘텐트가 세계에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다. 제 아이도 ‘아빠, K-팝 멋있는데 좀 배워. 왜 벤츠는 이들이랑 협력 안 해’라고 묻는다”고 전했다.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올 일렉트릭 쇼케이스에 벤츠 전기차 라인업인 EQB 300(오른쪽부터), EQS 580, EQS 450, EQE 350, EQE 500, EQA 250 차량이 전시돼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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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내 생산기지 구축과 관련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벤츠는 볼륨(생산 규모)이 큰 그룹은 아니지만 (생산을 위해선) 그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어야 한다. 또 그 숫자가 상당히 커야 한다”면서다. 그러면서도 벤츠 제품 생산과 판매에 있어 “현재까지 팔리고 있는 벤츠 차량 중에 한국 요소가 포함되지 않는 차량은 없다”며 “이런 협력이 앞으로 강화하고, 탄탄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칼레니우스 의장은 간담회 후 서울 마곡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 내 LG디스플레이로 이동해 권봉석 ㈜LG 부회장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만났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탑재된 EQ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서다. LG디스플레이는 2004년부터 벤츠와 협업하고 있다. 최근엔 S클래스를 시작으로 전기차 EQS·EQE 등 프리미엄 차량에 차량용 플라스틱(P)-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 중이다. 전날(23일)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면담하고 배터리 협력방안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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